승부조작 브로커 혐의로 KBO에서 영구퇴출된 문우람(26)이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을 모두 신뢰하기에 의문점이 많다.
이태양과 문우람은 10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경을 고백했다. 이태양은 5월 29일 KIA전에 1이닝 사구, 실투 등을 던져 경기 내용을 조작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문우람은 이태양의 승부조작에서 브로커로 나선 혐의를 받았다. 결국 두 선수는 KBO로부터 영구 실격 처리된 상황이다.
문우람은 "2015년 시즌 중 5월에 팀 선배에게 야구배트로 폭행을 당했다. 뇌진탕 증세로 집에서 쉬면서 병원에 다녔다. 그 때 브로커 조 씨가 기분을 풀어준다며 운동화, 청바지, 시계 등을 선물했다. 그것이 결과적으로 날 승부조작의 대가를 받은 것으로 됐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문우람은 자신이 왜 선배에게 폭행을 당했는지 원인은 전혀 밝히지 않았다. 그는 보도자료에 병원진단서까지 첨부하면서 자신이 맞았다는 사실만 강조하고 있다. 물론 어떤 이유에서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는 없다. 다만 자신이 아무런 잘못 없이 폭행을 당했다면 그 이유까지 밝히는 것이 상식적인 행동이다. KBO가 넥센 구단에 사건보고를 지시하며 조만간 사건의 전말이 드러날 전망이다.
문우람은 선배선수에게 폭행을 당한 뒤 얼굴이 부어 2군 경기에도 나설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브로커 조 씨가 기분을 풀어준다며 클럽으로 불렀을 때 외출을 했다. 이유 없는 특수폭행을 당한 상황에서도 놀러나갈 정신은 있었다는 말이 된다.
또한 브로커 조 씨가 문우람에게 제공한 운동화, 청바지, 시계 등은 명품으로 시가 675만 원 어치였다. 문우람은 이것이 승부조작의 대가가 아니라 순수한 선물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팬으로 접근해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인이 고가의 선물을 준다고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았다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문우람은 프로야구에서도 스타가 아닌 존재감이 없는 선수였다. 이런 상황에서 조 씨의 행동을 한 번쯤 의심을 해보지 않았다는 것은 본인의 잘못이다.
창원지검은 2015년 5월 22일 저녁부터 23일 새벽까지 이태양, 문우람, 브로커 조 씨 세 명이 철수안마에서 만나 승부조작 모의를 했다고 발표했다. 문우람은 셋이 만난 것은 맞지만 승부조작 공모는 없었고, 단순히 대화만 한 뒤 안마를 받고 숙소로 갔다고 했다. 승부조작 모의가 없었더라도 성매매 업소에서 만나 성매매를 했다는 사실은 인정한 셈이다.
여러 의문점에도 불구 이태양과 문우람은 기자회견에서 일체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았다. 문우람의 친척은 “문우람이 정신적으로 질문에 응할 상태가 아니다”라고 설명하며 문우람 부친 연락처를 공개했다. 문우람이 진정으로 결백하고 재심을 받아 선수복권을 원한다면 질문에 응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문우람과 이태양은 기자회견에서 승부조작 추가 가담 가능성이 있는 동료들의 실명을 거론하는 바람에 오히려 명예훼손 등으로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