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이 너무 거지 같아.."
‘남자친구’ 송혜교의 인간적인 고백은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박보검을 만나 조금씩 자신을 둘러싼 벽을 허무는 송혜교의 모습은 잔잔하지만 강렬한 울림을 준다.
지난 12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극본 유영아, 연출 박신우) 5회에서는 수현(송혜교 분)과 진혁(박보검 분)의 관계에 본격적으로 변화가 생겼다. 동화호텔 로비에서 자신이 스캔들 주인공이라고 당당히 밝힌 진혁에 이어 수현 역시 "썸 타는 관계로 만나자"는 진혁의 말에 동의한 것.

수현은 "대표님 난 대표님께 의미 있는 사람이 돼 봐야겠다. 결정했어요"라며 수현의 곁을 지키고 싶은 마음을 전하는 진혁에게 조금씩 더욱 마음을 열었다. 매사 냉철하고 틈을 보이지 않는 수현에게는 자신의 세계가 무너질 만한 변화이기도 하다.
이들에게는 물론 따뜻한 응원을 보내는 조력자들도 있지만, 장애물이 가득하다. 수현의 걱정대로 진혁의 삶은 하루 아침에 달라졌다. 출근한 진혁을 향해 호텔 직원들의 눈총과 수근거림이 쏟아졌고, 진혁은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 수현의 전 시어머니는 수현을 호텔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게 할 계략만을 짜고 있고, 수현의 어머니는 자신의 야망을 도모하기 위해 수현의 감정이나 마음에는 신경조차 쓰지 않는다.
진혁은 이런 수현에게 숨쉴 만한 공간을 제공한다. 사람들의 눈길을 피해 홀로 앉아 있던 진혁을 본 수현은 문자로 위로를 건넸다. 이에 진혁은 수현에게 "반차 내고 같이 홍제동 미술관 가실래요?"라며 즉흥적으로 데이트를 신청하는 식이다.
'즉흥'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 온 수현에게 이런 진혁은 새로운 세상일 것이다. 그 안이 너무나 궁금해지는. 진혁이 안내한 ‘홍제동 미술관’은 홍제천 옆의 길거리 미술관이었다. 다리 기둥마다 걸린 그림을 보던 중 진혁은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그림 앞에서 “우리가 또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될까요?”라고 물었으나, 수현은 “더 달라질 건 없어요”라며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하지만 이런 얼음과도 같던 수현은 결국 진심을 보이고야 말았다.
수현은 자신의 절친이자 비서인 미진(곽선영 분)과 차를 타며 이동 중 "너무 짜증나. 이런 마음 우리 어렸을 때 왔으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타이밍이 너무 거지 같아. 점점 궁금해. 저 사람이"라는 속내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수현의 입에서 격정적으로 나온 너무나 인간적인 고백.
이후 자신을 옥죄는 모친으로 인해 감정이 극으로 치닫은 수현은 정처 없이 달리다 끝내 홍제천의 그림 앞에 도달했다. 이때 진혁 또한 수현을 생각하며 홍제천 그림 앞으로 향했고, 그렇게 수현과 진혁은 다시 마주했다.
이로 인해 수현과 진혁의 관계는 한층 더 가까워졌다. 진혁은 "우리 말이에요. 여기서 썸 타는 사이로 다시 만난 거. 어때요?"라며 수현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에 수현은 “그래요. 썸 타는 사이로 다시 만난 거로 해요, 우리”라며 진혁에 대한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녹였다.
관계 발전에 있어 솔직함과 용기를 택한 두 사람. 앞으로 펼쳐질 수많은 난관들은 벌써부터 긴장감을 몰고오지만, 그 같은 역경은 서로에게 '남자친구' '여자친구'라는 수식어를 갖기 위한 힘들면서도 달콤한 희생일 것이다. /nyc@osen.co.kr
[사진] tvN 화면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