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이 '대세'로 꼽은 뮤지션, 유희열이 '대박'을 외쳤던 밴드, 김창완이 입 아프도록 칭찬한 후배들, 그리고 이문세가 선택한 콜라보레이션 파트너. 진짜는 진짜를 알아보는 법. 이들이 넘치도록 애정하는 후배 뮤지션이 바로 그룹사운드 잔나비다.
잔나비는 분당 출신인 보컬 최정훈, 기타 김도형, 건반 유영현, 베이스 장경준에 함양에서 온 드러머 윤결까지 합세해 결성된 5인조 밴드다. 멤버들 모두 1992년생 원숭이 띠 동갑내기 친구들인데 2014년 4월 데뷔 싱글 '로켓트'를 낸 지 2년 만인 지난해 가을 400석 공연을 단 5초 만에 매진시켰다.
그리고 지난달 24~25일 10번째 단독 콘서트 '넌센스'를 성황리에 마쳤다. 1500석 공연을 이틀간 풍성하게 채웠으니 규모적으로나 실력적으로 볼 때 LTE급으로 성장하고 있는 이들이다. 슈퍼스타가 된 잔나비를 최근 마포구 합정동 OSEN 사옥에서 오랜만에 만났다.


◆"우리 팬들, 20년 30년 더 오래 봅시다"
잔나비는 지난달 24~25일 이틀간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10번째 단독 콘서트 '넌센스'를 개최하고 다시 한번 스스로 이름값을 증명했다. 갈수록 규모도 커지고 볼거리도 빵빵한 공연형 아티스트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것. 비록 올해 안으로 정규 2집을 내겠다는 약속은 내년으로 미루게 됐지만 어느 때보다 풍성한 공연 덕에 팬들의 겨울은 포근하다.
"이번엔 확실히 다른 느낌의 공연을 해서 뿌듯했어요. 팬들도 그렇고 우리도 그렇고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규모 뿐만 아니라 내적인 성장 면에서 지난 공연과 지지난 공연보다 많이 성장한 걸 스스로 깨달았죠. 팬들이 저희 공연에 오셔서 에너지를 많이 받고 간다고 하시는데 저희가 오히려 더 큰 힘을 받았어요."
잔나비는 이번 공연에서 아이돌처럼 점프수트를 맞춰 입고 나와 여심을 강탈했다. 멤버 최정훈은 콘서트 시그니처인 캐릭터를 직접 그렸고 이를 활용한 MD와 포스터도 스스로 만들어냈다. 어느덧 공연 규모는 3000석으로 넓어졌고 2시간을 꽉 채워 부를 노래도 넘쳐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콘서트에선 '혜자롭게' 신곡 '거울', '전설' 등의 무대도 공개했다.
"우리가 잘못 가고 있진 않구나 싶어요. 자신감 갖고 우리가 하고 싶은 걸 그려가도 되겠구나 싶고요. 그래서인지 이번 공연 때 팬들이 많이 울더라고요. 저희도 울컥했고요. 서로 유대감 갖고 건강한 팬과 가수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우리만의 기분이죠. 20년 30년 계속 지속됐으면 해요."

◆"1집은 동화, 2집은 종합선물 같은 영화"
잔나비의 신곡은 이미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영상 촬영 금지 공지를 사전에 했어야 했는데 이미 신곡에 매료된 팬들이 영상과 사진으로 남겨 널리 퍼뜨린 후였다. 정규 2집 앨범 발매가 안 된 상황에서 민감한 일일 법도 한데 잔나비 멤버들은 쿨하게 "괜찮다"고 했다. 라이브 무대와 음원으로 듣는 게 다를 거라는 자신감 때문이었다.
"2집 앨범에 대한 언급을 준비할 때부터 팬들에게 했는데 사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큰 법이잖아요. 살짝 걱정됐는데 공연에서 보여드린 무대는 굉장히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신곡들 중에 센 걸 들려기엔 너무 푸는 것 같고 팬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로 살짝 오픈했는데 역시나 좋아해주실 줄 알았어요(웃음). 주력곡이 아닌 걸 들려드렸는데도 다들 좋다고 하니까 걱정 되긴 하지만 어차피 음원과 라이브는 다를 테니 많이 들어주세요."
사실 잔나비는 올 8월쯤 정규 2집 앨범을 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퀄리티를 중시해 계속 심혈을 기울이다 보니 11월쯤으로 늦춰졌고 결국 내년 상반기를 내다보게 됐다. 틈틈이 '굿보이 트위스트'와 오는 21일 발매 예정인 콜라보레이션 곡들이 있지만 잔나비의 새 앨범을 기다리는 팬들은 이미 목이 빠진 상태다.
"기다려주신 시간이 아깝지 않을 만큼 앨범이 잘 나왔어요. 가사를 조금씩 손 보고 있는데 거의 다 나왔죠. 사실 작정하면 1주일 뒤에 앨범을 낼 수도 있는데 후회 없이 하려다 보니 내년 상반기가 됐네요. 밴드에게 정규 앨범은 다양한 큰 그림을 선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예요. 1집이 만화적이고 동화적인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동심을 잃지 않되 실사판 영화 같은 느낌을 불어넣었답니다.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앨범이에요."

◆"수현 파트 염두에 두고 쓴 캐럴"
새 앨범이 나오기까지 좀 더 기다려야 하지만 팬들에게 위안삼을 거리는 있다. 잔나비가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시즌송을 발표하는데 무려 악동뮤지션 수현과 콜라보레이션에 성공했다. 수현은 그동안 라디오나 방송 등에서 잔나비의 열혈 팬임을 자랑했던 바. '대세'와 '음원 깡패'의 만남이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정규 앨범 결하곤 맞지 않지만 많은 분들이 좋아할 노래라고 자신해요. 그래서 크리스마스 축포처럼 남녀노소 즐거워하시게끔 먼저 발표하게 됐죠. 차트 성적요? 속물 같아 보이지만 다들 기대하기 마련이잖아요. 저희도 내심 기대하죠. 사실 성적보다 어떤 피드백을 주실지 궁금해요. 우리가 힘을 빼면 어떤 일이 생길까, 잔나비의 실험적인 노래랍니다."
잔나비와 수현의 콜라보레이션 캐럴송 'Made In Christmas(가제)'는 오는 21일 베일을 벗는다. 캐럴도 잔나비스럽다는 평. 통통 튀는 멜로디에 유니크한 가사, 최정훈과 수현의 환상적인 입맞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곡이다.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송, 윈터 연금 등 뜨거운 반응이 기다려진다.
"밴드로서 캐럴송 발표는 쉽지 않은데 재밌게 만들었고 즐겁게 기다리고 있어요. 저희 역시 악동뮤지션 음악을 너무 좋아해서 수현의 파트를 염두에 두고 썼는데 흔쾌히 같이 불어준다 하니 고마웠죠. 수현으로서도 오랜 공백기 속 콜라보레이션이라 팬들의 기대가 대단하더라고요. 팬들의 기대감을 충족시켜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comet568@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잔나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