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동 피자집이 백종원의 분노를 자아냈다.
19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열번째 골목으로 '푸른 언덕의 동네'로 알려진 서울시 용산구 청파동 하숙 골목을 선택했다.
첫 번째 집은 피자집으로, 성내동 피자집보다는 맛을 자신했다. 하지만 사장은 피자를 만드는데도 손도 안 씻고 장갑도 안 꼈으며, 도마를 옆구리에 끼기까지 했다. 12시 10분에 전화 예약을 한 손님이 도착을 했음에도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개업한지 3개월이 됐지만 매출이 0원인 날이 10번이나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위생 상태가 엉망이라는 점. 고무장갑을 낀 상태로 테이블을 치우러 홀로 나가는 모습에 백종원은 인상을 찡그렸다.

백종원은 피자집을 찾아 피자 두 판을 주문했다. 피자집 사장은 20분이 걸린다고 말했고, 손이 느리고 혼자 만들기 때문에 두 판을 한꺼번에 만드는 건 어렵다고 해 백종원을 당황케 했다.
17분만에 나온 하와이안 피자를 먹어본 백종원은 도우부터 잘못됐다며 30점을 주고는 "팔면 안 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 피자 데 살사 베르데를 먹어본 뒤에는 "정말 새롭고 처음 먹어본 맛이다"라며 시큼하다고 했다. 조보아는 하와이안 피자를 먹어보고는 결국 삼키지 못하고 뱉어버렸다. 쉰 맛이 나는 것은 물론 도우 식감이 죽같다고 한 조보아는 "먹으면 아플 것 같다"고 말했다.
주방을 찾은 백종원은 "이런 구조는 처음이다"라며 황당해하던 중 너무나 더러운 주방 상태에 경악했다. 오븐 상태도 엉망이었다. 백종원은 쉰 맛의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 갈변된 파인애플, 피자소스는 이상이 없었다. 백종원은 피자 도우에 이상이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부풀어 올라 거품이 올라오는 반죽을 본 백종원은 맛을 본 뒤 "너무 발효가 됐다. 이걸로 세상에 피자 반죽을 하냐"며 "사장님 피자를 먹고 배탈 안 난 것이 천만다행이다. 폐업하라고 한 적 없는데, 이건 폐업하는 게 낫다.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손님이 많이 오면 외식업에 대한 불신만 쌓인다. 준비 제로다"라고 분노했다.

두 번째는 오픈한 지 4년이 된 버거집으로, 백종원은 직접 버거집을 찾아 싱글버거, 에그베이컨 추가 버거를 하나씩 주문했다. 버거집 사장은 "목표액을 못 채우면 접어야지 했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음식에 "10점 만점에 9점을 주고 싶다. 충분히 맛있게 드실 것 같다"고 말했다.
두 버거의 맛을 본 백종원은 "깔끔하다", "양파맛 식감이 살아있다", "6500원 짜리 더블버거는 8~9천원 이상이다. 가성비 갑이다"라고 호평했다. 백종원은 계속해서 버거를 만족스럽게 먹었다. 특히 백종원은 쓰레기통을 뒤지면서까지 음식 맛을 잘 내기 위해 노력을 하는 버거집 사장의 열정에 자신 또한 그랬다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주방을 본 백종원은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면 훨씬 좋을 것이라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는 한편, 벽에 적어놓은 숙대생 시간표를 보며 "인정"이라고 했다. 버거집 사장은 "끝나는 시간 10분쯤 뒤에 많이들 온다.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 찾은 냉면집은 손님들이 갈비탕을 더 많이 시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백종원은 43년 냉면 장인의 냉면을 먹고는 "진짜 맛있다"고 거듭 극찬했다. 그릇이 깨끗해질 정도로 맛있게 먹은 백종원은 "함흥냉면 마니아가 와서 재평가를 해줬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함흥냉면 맛이다. 무릎꿇고 비결을 듣고 싶을 정도다"라고 말했다. 이어 "방송 중단 하고 싶다"며 냉면집 사장님에게 냉면 장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백종원은 청파동 가게들을 점검하기 전 상황실에서 "'골목식당'이 어느새 1년이 됐다. 처음엔 욕을 많이 먹은게 어떻게 저런 식당이 있지 하더라. 그런 집만 찾아서 섭외를 하냐, 문제 있는 골목만 섭외한다고 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아냐"고 '골목식당'을 향한 오해를 언급했다.
이어 "초보식당 같은 경우엔 작가와 친척이 아니냐고 하는데 만약 그런 것 같다 싶으면 알려달라. 물증이 나오면 고발하겠다"며 "사장님들은 자신들이 망신을 당하는 걸 무릅쓰고 나오는거다. 그래서 좋은 솔루션으로 기회를 드리는거다. 하지만 그 기회를 잡는 사람이 있고 못 잡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parkjy@osen.co.kr
[사진] '백종원의 골목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