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탈출에 목숨 걸었던 푸이그, “꿈이 현실로” 감격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2.20 12: 00

쿠바 선수들에게 꿈 같은 일이 이뤄졌다. 이제 더 이상 목숨을 건 망명은 없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쿠바야구연맹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쿠바 국적 선수가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할 수 있는 제도에 합의했다. 만 25세 이상이자 6년 이상 선수 생활을 한 선수는 한국, 일본, 대만처럼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이 가능하다. 이 제도는 오는 2021년 10월31일부터 적용된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지난 몇 년간 쿠바 선수들이 안전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이번 합의를 통해 차세대 쿠바 선수들이 위험을 무릅 쓰는 일 없이 꿈을 이룰 수 있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그동안 미국과 쿠바의 정치적 긴장 관계로 쿠바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원칙적으로 불가능했다. 쿠바 선수들은 보트를 타거나 제3국을 통해 망명하며 메이저리그 선수가 됐다. 야시엘 푸이그(LA 다저스)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 호세 아브레우(시카고 화이트삭스)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뉴욕 메츠) 등이 쿠바에서 망명해온 선수들이다. 
지난 2012년 보트를 타고 쿠바를 탈출한 뒤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들어온 푸이그는 이날 메이저리그와 쿠바야구연맹의 협약에 감격했다. 푸이그는 “오늘은 아주 행복한 날이다. 미래의 쿠바 선수들은 우리가 겪은 일을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 이것이 나를 매우 기쁘게 한다”고 말했다. 
푸이그는 수차례 시도 끝에 이룬 망명 과정에서 목숨을 잃을 뻔했다. 마약 밀반입에 쓰이는 보트에 올라타 쿠바 해안에서 멕시코 반도로 넘어온 푸이그는 이 과정에서 멕시코 밀수 범죄조직에 연봉 일부를 상납했다. 그 후에도 살해 위협을 받는 등 메이저리거가 되기까지 큰 고난을 겪었다. 이제 그런 걱정을 안 해도 된다. 
2013년 쿠바를 탈출한 아브레우도 이날 “지금의 기쁨과 흥분을 충분히 표현할 단어를 못 찾겠다. 우리에겐 불가능했던 꿈이 현실이 된 것이다”며 “앞으로 쿠바 선수들은 쿠바에 머물면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쿠바로 다시 돌아갈 수 있고,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다. 불안감을 느끼지 않고 세계 최고 선수들과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오늘은 쿠바 선수들에게 멋진 날이다.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기뻐했다. 
이 같은 협약에 따라 메이저리그에도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천부적인 야구 재능이 우수한 쿠바 선수들이 대거 몰려 리그의 수준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쿠바 역시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거액의 이적료를 받아 부족한 재정을 채울 수 있다. 메이저리거 꿈을 이룰 수 있는 쿠바 선수들의 안전까지, 모두에게 최상의 협약이 이뤄진 셈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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