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엽(삼성)이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존재 가치를 발휘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7일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한 그는 장타 가뭄에 시달리는 삼성 타선의 해결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김동엽 영입은 장타력 보강 차원에서 이뤄졌다. 김동엽이 라팍을 홈으로 쓸 경우 좋은 장타를 더 많이 쳐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엽은 공격은 뛰어난 반면 수비는 다소 아쉽다. 이에 "김동엽은 다음 시즌부터 주로 지명타자로 기용될 전망"이라며 "수비 부담을 덜어주고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1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김동엽은 "타격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기대에 부응하는 게 첫 번째 목표지만 선수로서 수비도 소화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마무리 캠프 때 수비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다. 수비에 대한 자신감도 커졌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 훈련을 열심히 해 지명타자 뿐만 아니라 외야수로도 많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엽도 최형우(KIA)와 같은 사례가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잘 알려진대로 최형우의 주포지션은 포수였다. 경찰 야구단에 입대한 뒤 외야수로 전향해 수비 부담을 줄이고 공격력 향상에 주력했다. 그러나 시행 착오를 피할 수 없었다. 외야 수비가 불안해 가슴 졸이며 지켜봐야 했던 시기도 있었던 게 사실.
이제는 '수비 요정'이라 불릴 만큼 기량이 급성장했다. 최형우는 삼성 시절 자신의 컴플렉스를 해소하기 위해 틈만 나면 김평호 코치에게 외야 수비 훈련을 시켜달라고 조를 만큼 열심히 노력했다.
최형우는 공격보다 수비를 잘한다는 칭찬을 들을 때마다 희열을 느낀다. "홈런을 때린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는 것보다 호수비한 뒤 축하 인사를 받는 게 더 기쁘다"는 게 그의 말이다.
2년 연속 20홈런을 터뜨릴 만큼 장타 생산 능력이 뛰어난 김동엽이 수비 능력까지 보완한다면 벤치가 활용할 수 있는 카드는 더욱 다양해진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