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의 전당' 넘보는 본즈 vs "약물러에 투표 하지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8.12.20 16: 30

약물로 억울진 '홈런왕' 배리 본즈(54)가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조금씩 다가서고 있다. 그럴수록 “투표하지 말자”는 반대 여론도 거세진다. 
지난달 20일(이하 한국시간) 2019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 후보 35명이 공개됐다. 7년째 후보에 오른 본즈와 투수 로저 클레멘스의 투표 결과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시대를 풍미한 강타자이자 에이스였지만 금지 약물 오명을 쓰며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지 못하고 있다. 
본즈와 클레멘스는 성적으로 보면 논쟁의 여지 없이 후보 첫 해부터 헌액감이지만 약물 오명에 발목 잡혀 명예의 전당이 물건너간 듯했다. 하지만 2015년을 기점으로 매년 조금씩 득표율이 오르더니 70%대를 넘어설 기세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기자단 투표 75%를 넘어야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다. 

본즈는 2013년 36.2%로 시작한 뒤 2014년 34.7%로 떨어졌지만 2015년 36.8%, 2016년 45.3%, 2017년 60.2%, 2018년 61.2%로 4년째 득표율 상승 중이다. 클레멘스 역시 2013년 37.6%, 2014년 35.4%에 그쳤지만 2015년 37.5%, 2016년 46.0%, 2017년 59.9%, 2018년 61.2%로 꾸준히 득표율이 오르고 있다. 
여세를 몰아 2019년에는 득표율 70%까지 넘보고 있다. 20일 현재까지 총 71표, 전체 투표율 17.2%가 진행된 가운데 본즈는 50표를 받아 득표율 70.4%를 찍고 있다. 클레멘스는 본즈보다 1표 더 많은 51표를 얻어 득표율 71.8%에 달한다. 341표가 행사되지 않은 만큼 지금 득표율이 전부는 아니지만 투표 인단의 정서가 많이 바뀌었다. 
실제 본즈는 지난 8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등번호 25번이 영구결번됐다. 본즈의 대부 윌리 메이스는 "세계 최고의 야구 선수가 누군지 물을 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본즈는 명예의 전당에 오를 만한 선수다. 그에게 영광이 있길 바란다. 본즈에게 투표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본즈와 클레멘스를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지난 16일 ‘NBC 스포츠’에 글을 기고한 윌리엄 매톡스씨는 ‘본즈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다면 많은 야구팬들이 슬플 것이다. 경기력 향상 약물을 사용해 불공정 이익을 얻은 본즈를 존중해야 하는가. 약물은 야구의 공정함을 손상시켰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아직 명예의 전당 용지를 쓰지 않은 야구 기자들이 본즈에게 투표를 거부하길 바란다. 본즈의 기록은 변하지 않겠지만, 우리 손자들에게 행크 애런이 진정한 홈런왕으로 여겨져야 할 이유를 설명하기 쉬워질 것이다’고 부탁했다. 본즈(762개)에 이어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 2위 애런(755개)은 은퇴 후 명예의 전당 후보가 된 첫 해였던 1982년 97.8% 득표율로 헌액됐다.
과연 역대 최다 홈런의 주인공 본즈도 약물 오명을 딛고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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