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양·문우람 무책임한 폭로전, 결국 상처만 남겼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12.21 17: 02

성급한 폭로전의 결과로 결국 상처만 깊어졌다.
이태양(전 NC)과 문우람(전 넥센)은 지난 1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경을 고백했다. 이태양은 2015년 5월 29일 KIA전에 1이닝 사구, 실투 등을 던져 경기 내용을 조작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문우람은 이태양의 승부조작에서 브로커로 나선 혐의를 받았다. 결국 두 선수는 KBO로부터 영구 실격 처리된 상황이다.
이태양은 브로커 조 씨의 꼬임에 빠져 승부조작에 가담하게 된 경위를 취재진에게 설명하면서 현역프로야구선수 여러 명의 실명을 거론했다. 브로커 조 씨가 “A, B, C 이런 선수들도 하고 있으니 너도 해라”며 자신을 설득했다는 것.

하지만 실명이 거론된 선수들이 결백을 주장하면서 상황이 급반전됐다. 그 중 한 명인 정우람은 결국 지난 18일 법률 대리인을 통해 이태양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정우람은 "향후 필요한 절차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결백을 밝혀 명예회복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태양에게 역시 이름이 거론됐던 다른 선수들 역시 결백을 주장하며 이태양과 문우람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태양과 문우람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없을 경우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덧붙였다.
당초 이태양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문우람이 결백을 밝히는 것을 돕기 위해 기자회견에 임했다. 하지만 섣부른 실명거론으로 또 다른 동료들을 궁지에 몰아 거센 역풍을 맞게 됐다. 법률적인 자문을 충분히 거치지 않은 성급하고 미숙한 기자회견이 화를 불렀다.
문우람 역시 자신이 승부조작 혐의를 받게 된 과정을 설명하면서 2015년 이택근에게 방망이로 7차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문우람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이택근은 다음 시즌 36경기 출장정지의 제재를 받게 됐다. 넥센 구단 역시 선수단 관리 소홀 및 보고태만으로 엄중경고를 받았다.
당초 문우람이 원한 것은 사건이 재조명돼 자신이 재심을 받는 것이었다. 문우람은 자신의 선수복권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운동을 계속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건의 파장이 원치 않는 곳으로 흐르면서 문우람의 재심 가능성은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이태양과 문우람의 폭로전은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한 셈이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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