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시장이 잠잠하다. ’빅3’ 양의지(NC), 최정, 이재원(이상 SK)이 계약을 완료했다. 리그 판도를 뒤흔들 거물들의 행선지가 결정되면서 시장에 남은 11명의 준척급 선수들에게 시선이 쏠린다.
그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들이 3루에 있다. 김민성(30)과 송광민(35)이다. 두 선수 모두 같은 3루 포지션으로 최근까지 꾸준히 제 몫을 한 선수들이다. 무엇보다 주전 3루수 자리가 비어있는 팀이 2개나 된다는 점에서 수요가 충분하다. 보상선수 제도만 없다면 진작에 러브콜이 갔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팀들이 보상선수를 주고 외부 FA 영입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양의지 정도 되는 거물이 아니면 현실적으로 이적이 쉽지 않다. 지난겨울 대안으로 ‘사인&트레이드’가 유행했다. 채태인이 넥센에서 롯데로, 최준석이 롯데에서 NC로 사인&트레이드되며 새로운 둥지를 찾을 수 있었다.

김민성과 송광민은 원소속팀과 두 차례 만남에서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 지금 분위기로는 사인&트레이드가 아니면 이적도 어려운 상황이다. 구단이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LG, 롯데도 이들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외부 FA 영입전에 발을 뺀 LG와 롯데이지만 사인&트레이드라면 카드를 맞춰볼 수 있다.
한 관계자는 “LG는 대외적으로 사인&트레이드에 적극적이다. 롯데도 3루가 필요한 만큼 상황을 주시 중이다. FA 원소속팀들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준다면 활로가 뚫릴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선수의 길을 열어주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역시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다.
김민성의 경우 1988년생, 만 30세로 젊은 편이다. 지난겨울 만 35~36세 최준석과 채태인에 비해 미래 가치가 높다. 그냥 내주기 아까운 전력이다. 다만 넥센은 송성문과 장영석이 대체 3루수로 있고, 이택근을 빼면 FA 계약에 20억원 이상 쓰지 않았다. 김민성과 계약이 어렵다면 사인&트레이드로 적절한 카드를 받는 쪽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월 넥센은 채태인을 롯데에 주면서 20세 좌완 투수 박성민을 받은 바 있다.
송광민은 나이로 보면 지난겨울 채태인과 최준석과 같다. 리빌딩,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하는 한화는 내년에도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할 예정이다. 신인 선수로 변우혁과 노시환이 3루를 맡을 수 있지만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신인들만 믿고 갈 순 없다. 기존 김회성과 오선진이 있지만 송광민처럼 풀타임 주전으로 검증되진 않았다. 한화에 가장 필요하고 적합한 선수란 점에서 좋은 카드가 아니면 사인&트레이드에 나설 가능성은 떨어진다.
3루가 가장 시급한 LG는 장기전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겨울 사인&트레이드된 채태인과 최준석도 1~2월에야 거취가 결정났다. 롯데도 호시탐탐 시장 상황을 살피는 분위기다. 수요가 있지만 보상선수에 발목 잡힌 김민성과 송광민, 사인&트레이드가 해법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향후 거취가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waw@osen.co.kr
[사진] 김민성-송광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