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내가 가진 약간의 재능만 믿고 까불었다".
이승엽의 계보를 이을 주역으로 주목받는 구자욱(삼성)이 고개를 떨궜다. 스스로 반성하며 자신을 둘러싼 이미지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구자욱은 "선수로서 내 점수는 0점"이라고 했다. 수치상 성적만 놓고 본다면 흠잡을 데 없지만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구자욱은 "비활동 기간 중 언론사 시상식, 결혼식 등 각종 행사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요즘 열심히 운동하느냐'가 아닌 '어제도 놀았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다. 도대체 그동안 어떻게 살았길래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되는 건가 하는 자괴감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이미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다면 선수로서 자격이 없다. 나 스스로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지난 몇 년간 내가 가진 재능만 믿고 까불었다. 이래서는 내년에 쪽박을 찰 수 있다는 위기의식마저 들었다"고 덧붙였다. 구자욱은 일찌감치 개인 훈련을 소화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이다. 일요일을 제외한 주 6일간 1대1 퍼스널 트레이닝과 크라이오 테라피를 병행하고 있다.
팬서비스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5월 재활 기간 중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던 그는 "팬서비스는 나 스스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 팬들이 인정해주셔야 한다. 아쉬워하시는 분들도 계신다고 생각한다. 100% 만족시켜드릴 수 없겠지만 팬들과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시 한번 약속했다.
구자욱은 삼진을 당한 뒤 아쉬워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에 "고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경기 도중에 과한 감정 표현을 할 경우 팀 사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최대한 자제하고자 하는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최대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다음 타석에서 아쉬움을 만회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성은 자기 자신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잘못을 스스로 돌아보는 자성의 태도다. 더 나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구자욱에 대한 응원과 격려의 박수가 필요한 시점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