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옥, '올드보이' 캐스팅? 보는 눈 있네"..'TV는' 기국서, 원석 알아본 은인 [Oh!쎈 리뷰]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8.12.22 07: 31

기국서 연극연출가가 없었더라면, 지금의 배우 김병옥은 없었을 것이다. 원석을 알아본 '은인'을 김병옥이 찾아 눈물로 고맙다는 마음을 전했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김병옥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김병옥은 지난 2003년 영화 '클래식'으로 데뷔해 신스틸러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다. 그러나 훨씬 오래 전부터 대학로에서 연극을 했던 연극배우 출신. 현재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는 연극배우 출신의 배우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김병옥에게 무명의 시간은 길고 또 어두웠다.

이날 김병옥은 "23세부터 연극을 하기 시작했는데 40세 될 때까지 제대로 된 배역을 맡아보지 못했다. 그런데 저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해주신 제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된 정말 고마운 은인이시다. 올해가 가기 전에 기국서 형님을 꼭 만나뵙고 싶다"고 찾고 싶은 사람에 대해 밝혔다.
김병옥의 강렬한 등장을 회상하면, '친절한 금자씨'에서 "너나 잘하세요" 대사를 듣는 상대역으로 많은 이들이 기억할 것이다. 박찬욱 감독과의 만남은 '올드보이'부터 시작됐는데, 이처럼 거장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김병옥을 생애 첫 주연으로 발탁한 연극 '맥베스'가 있었기 때문.
김병옥은 "23살 때부터 41살까지 18년 무명 생활을 했다. 다른 일을 해볼까 생각했다. 예전에는 삐삐를 가지고 다녔다. 낚시를 하는데 삐삐가 울리는 거다. ’맥베스’라는 공연을 하는데 대본리딩에 왜 안 왔냐는 거다. 내일은 꼭 오라고 했고, 가겠다고 했다. 연습장에 갔는데 주인공 맥베스는 김병옥이가 해, 라고 된 거다"고 인연을 밝혔다. 김병옥은 "왜 나를 캐스팅할 이유가 없었는데 왜 했을까 싶었다. 호암아트홀에서 한 큰 작품이었다. 출연진도 많았다. 그러니까 파격적인 거다"라며 "아마 그 공연을 보고 '올드보이’에 출연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김병옥은 기국서 연출가를 만난 후 왜 자신을 캐스팅하게 됐는지를 들을 수 있었다. 기국서 연출가는 "공연을 본 적이 있다. '백마강 달밤에'를 봤다. 당당함이 있다. 어색하거나 낯선 게 아니라 그 자체가 그냥 눈이 딱 갔다"면서, 이어 김병옥이 수많은 작품에서 캐스팅되는 것에 대해서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긴 무명생활을 끝내고 자신을 선택해준 은인에 대한 감사를 어찌 다 표현할까. 시청자, 관객들도 덕분에 좋은 배우의 연기를 이토록 만나볼 수 있게 된 행운이다. 기국서 연출가와 김병옥의 다시 이어진 인연이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 besodam@osen.co.kr
[사진] ‘TV는 사랑을 싣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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