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송강호 "마약은 경험 못한 세계, 상상력 필요했다"[Oh!커피 한 잔①]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12.23 13: 30

 배우 송강호가 지난해 8월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이후 ‘마약왕’(감독 우민호)으로 1년 4개월 만에 컴백했다. 서울의 택시 기사였던 그는 부산의 마약업자로 변신해 극을 이끈다. 그동안 그에게서 상상할 수 없었던 광기와 파격적인 카리스마가 돋보이며 다시 한 번 ‘국민 배우’의 위상을 증명했다.
송강호 주연의 ‘마약왕’(감독 우민호,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하이브 미디어코프)은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년대 근본 없는 밀수꾼 이두삼이 전설의 마약왕이 된 이야기를 그린다. 송강호는 이두삼 역을 맡아 한 집안의 가장 역할부터 마약으로 아시아를 제패한 사업가의 모습까지 소화했다.
역대 청불 영화 사상 915만(본편 707만+ 감독판 208만)여 관객을 동원한 영화 ‘내부자들’(2015)의 우민호 감독이 1970년대 유신의 시대를 스크린 위에 파노라마처럼 펼쳐놨다.

‘마약왕’은 1972년부터 1980년 봄까지 독재정권의 시기에 마약으로 황금 시대를 누렸던 사람들의 삶을 그렸다. 국내 최대 항구 도시 부산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을 흔든 실제 마약 유통 사건들을 모티프로 삼았다. 이두삼은 당시 마약업에 관련된 인물들을 기반으로 만든 가상의 인물이다.
송강호는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마약이 사회의 악이자 금기시 되는 존재이기 때문에 대중문화로써 소통하려고 했을 땐 그만큼 벅차다. 마약이 우리나라 정서와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지점이 매력적으로 와 닿아서 한 번 도전해보고 싶었다”라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송강호가 부산에서 영화를 촬영하고 있을 때 우민호 감독이 직접 찾아와 출연을 제안했다는 전언이다.
이어 송강호는 “이두삼은 가공된 인물이지만 영화의 배경은 실제다. 그렇다보니 도전적인 마음이 생겨서 출연을 결정했다”면서 “저는 마약을 소재로 했다는 게, 제목도 ‘마약왕’이고 포스터도 강렬한데, 이 영화의 본질은 아닌 거 같다. 한 사람의 흩어진 욕망과 집착, 파멸이 있는 인생을 말하는 거 같다. 마약은 접해서는 안 될 세계지만 이두삼이라는 인물을 세워서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집착을 담은 영화가 아닐까 싶다. 한 인간의 희로애락이 담겼다”고 자신이 생각한 영화의 메시지를 전했다.
송강호는 마약에 빠진 이두삼을 마치 실제로 존재했을 법한 인물로 만들어냈다. “마약은 경험하지 못한 세계이기 때문에 연기할 때 상상력이 필요했다. 기술적으로 어려운 점이 없진 않았다”며 “참고한 인물이나 영화는 전무했다. 서양에서는 이런 소재의 영화가 흔하지만 우리나라엔 많지 않다. 대부분 활자화 된 자료라 딜레마는 있었다. 그동안 본대로 접근하면 (어떤 틀에)갇힐 수밖에 없지 않나. 저는 다른 작품들 속 인물과 차별화 된 모습을 이끌어내기 보다 이두삼이라는 인물의 삶에 집중했다”고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연기한 지점을 밝혔다.
마약에 빠진 인물을 연기하는 게 쉽지 않았다는 그는 “감독님도 (마약중독자에 대해 모르니)제게 ‘어떻게 연기 해달라’고 요청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제게 따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며 “배우들은 원래 외로운 존재인데 이번 작품은 제가 특히나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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