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자, KBS 女예능인 첫 대상..투박하지만 뭉클한 진심 소감[Oh!쎈 레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8.12.23 17: 27

 개그우먼 이영자(51)가 ‘2018 KBS 연예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1991년 데뷔한 후 27년 만에 첫 대상 수상이다.
이영자는 22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 연예대상’의 무대에 올라 “웃기고 뭉클하고 감사하다“라고 말문을 열며 눈물을 흘렸다. 기대하지 않았던 이름 호명에 진심으로 놀라고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KBS 예능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2010~), ‘볼 빨간 당신’(2018~)으로 대상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이어 이영자는 “하나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정말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다. 혹시라도 내가 (상을)타면 명단을 외운 것처럼 말하지 말자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올라 오니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이 생각난다”며 “대표로 받았지만 제가 잘해서 받은 게 아니란 걸 안다. 알게 모르게 최선을 다해주신 스태프들 감사하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이영자는 떨리고 긴장되는 마음에, 완벽하게 정리된 문장을 구사하진 못했다. 그녀의 투박하고 진심 어린 소감이 한층 깊은 진정성을 느끼게 해줬다.
이영자는 “‘안녕하세요’는 올해 8년이 됐다. 고민의 주인공들이 저희를 믿고 나와서 마음껏 속 얘기를 풀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제작진이)저를 캐스팅해주셔서 오늘까지 왔는데, 작년 파업 때는 (프로그램이)해체될 뻔했는데 감싸 안아주신 PD님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함께 ‘안녕하세요’를 8년 동안 이끌어온 동료 MC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신동엽 씨와는 애증의 관계다. 제가 교만해질 때마다 항상 따가운 시선으로 절 채찍질 해준다. 제가 누나인데도 가르친다(웃음)”고 말해 웃음을 남겼다. 
그러면서 이영자는 “신동엽 씨 때문에 제가 교만해지지 않고, 더 좋은 예능인이 되는 거 같다. 그리고 김태균 씨, 정찬우 씨도 너무 고맙다”고 덧붙였다. 또 여자 예능인으로서 함께 고군분투하고 있는 후배 송은이, 김숙에게도 “힘들 때마다 다독여줘서 고맙다. 밥을 사겠다”고 했다.
‘볼 빨간 당신’에 대해서는 “시청률이 저조한데 PD님이 누구보다 고생하신다. ‘안녕하세요’도 (방송 초반에는)시청률이 저조해서 폐지 얘기가 나왔었다. ‘볼 빨간 당신’도 앞으로 잘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영자는 개그계 선배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전유성, 최양락 선배님에게 감사하다. 선배님들을 보면서 꿈을 꿨는데, 제가 그렇게 꿈을 꾸다보니, 이 자리에 서게 됐다. 제가 이렇게 상을 받을 줄 몰랐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마지막에 긴장이 풀린 이영자는 “저희 어머니가 지금 주무시고 계신데, 낮에 주무시라고 할 걸 그랬다. 엄마가 지금 (잠에서)깨서 저의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엄마가 제 이런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시청자들에게는“여러분 너무 감사하다. 내년에도 좋은 모습으로 찾아 뵙겠다”고 약속했다.
'KBS 연예대상'에서 여성 예능인이 상을 받는 것은 이영자가 처음이다. 그동안 유재석, 강호동, 이경규, 신동엽이나 김준호, 이휘재, 탁재훈 등 주요 남자 예능인들의 자리였는데 여자 예능인의 수상이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남기게 됐다. 사회가 다양화하고 고도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자연스런 현상인 셈이다. 
하지만 예능인들이 시청자들을 바라보며, 함께 나아가는 웃음의 길을 모색하는 것은 남녀 예능인을 가리지않고 같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이다./purplish@osen.co.kr
[사진] ‘KBS 연예대상’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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