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을 거쳐 한국 유턴을 노린다. KBO리그 외국인 최초 ‘100승 투수’ 더스틴 니퍼트(37)가 대만프로야구(CPBL) 진출을 위해 문을 두드리고 있다.
대만 언론들은 최근 니퍼트가 CPBL 구단과 계약에 관심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애플데일리’는 니퍼트의 대만행 의사를 전하며 몸값을 깎지 않으면 대만 입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니퍼트의 대만행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돈이다. 2017년 연봉으로 210만 달러를 받았던 니퍼트는 지난 시즌에도 100만 달러를 받았다. 월봉 5만 달러는 안 된다는 게 구단들의 솔직한 심정이다’고 전했다. 대만 외국인 선수들의 1년 몸값은 대체로 10만 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협상 과정일 뿐, 니퍼트가 눈높이를 낮춘다면 대만행은 어렵지 않게 성사될 전망이다. 향후 KBO 복귀를 원하는 니퍼트에게 대만은 매력적인 곳이다. 한국과 같은 아시아로 거리가 가깝고, 월 단위 계약으로 언제든 계약 해지가 용이하다. 언제든지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에서 뛰다 대만을 거쳐 한국에 복귀한 케이스도 있다. 지난 2003, 2005년 KIA에서 활약한 투수 마이크 존슨은 2년간 미국 독립리그를 거쳐 2008년 대만 라뉴 베어스에서 20승을 거두며 리그 MVP에 올해의 투수까지 휩쓸었다. 2009년 SK와 계약하며 한국에 돌아왔다. 그러나 단 2경기 만에 평균자책점 13.50으로 부진을 보여 4월에 일찌감치 퇴출됐다.

2012년 삼성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으나 팔꿈치 불안으로 재계약에 실패한 투수 미치 탈보트는 수술 이후 재활을 거쳐 2014년 후반기 대만에서 뛰었다. 6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반등, 라미고 몽키스 우승에 힘을 보탰다. 2015년 한화와 계약하며 3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탈보트는 30경기 10승11패 평균자책점 4.72를 기록했지만, 재계약 실패 후 다시 대만으로 돌아갔다.
2013년 SK에서 다승왕(14승)에 오른 크리스 세든은 2014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계약하며 일본 도전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2015년 대만 라미고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살아났고, 그해 7월 트래비스 밴와트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SK 대체 선수로 컴백했다. 2015년 7승5패 평균자책점 4.99로 재계약했지만 2016년 5승5패 평균자책점 5.37에 그치면서 중도 퇴출됐다.
이처럼 대만을 거쳐 한국에 돌아온 유턴 케이스가 있지만 크게 성공한 선수들은 없다. 유턴 자체도 쉽지 않다. 상당수 외국인 선수들이 대만에서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며 한국 복귀에 실패했다. 지난해 넥센과 재계약에 실패한 앤디 벤헤켄도 올해 대만 퉁이 라이온스로 건너갔으나 6경기 3승2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니퍼트도 100% 성공은 장담할 수 없다. /waw@osen.co.kr
[사진] 니퍼트(위)-탈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