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 싶은데 생각만큼 잘 안 된다”.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36)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올 시즌은 추신수에게 여러모로 의미 있는 해였다. 한국인 타자 최초로 메이저리그 올스타에 선정됐고, 텍사스 구단 최다 52경기 연속 출루 기록을 세웠다. 후반기 부진이 아쉬웠지만 2년 연속 140경기 이상 출장하며 내구성 의문을 지웠다.
이로 인해 추신수는 시즌 내내 트레이드 루머에 올랐다. 본격 리빌딩 중인 텍사스는 고액 연봉을 받는 추신수를 굳이 안고 갈 필요가 없다. 자천타천 트레이드 루머가 계속 나왔다. 베테랑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의 생리를 누구보다도 잘 안다. 이젠 트레이드 루머에 덤덤하다. 언제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추신수는 “(선수는) 트레이드 상품이다. 잘하든 못하든 언제나 트레이드 이야기가 따라다닌다. 지금 내 상황이 그렇게 때문에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제는 이기고 싶은데 생각만큼 잘 안 된다. (텍사스에서) 첫 2년은 그렇게 해서 정말 좋았다. 매년 (이기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고 팀 성적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추신수는 지난 2013년 12월 텍사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 FA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추신수가 텍사스를 택한 이유 중 하나가 월드시리즈 우승이 가능한 전력의 팀이었다. 추신수가 입단한 2014년 첫 해에는 5위로 부진했지만 2015~2016년 2년 연속 지구 1위에 오르며 우승권 전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2년 연속 디비전시리즈에서 패퇴하며 월드시리즈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2017~2018년 추신수가 2년 연속 분전했지만 지구 3위와 5위로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애드리안 벨트레가 현역 은퇴한 가운데 텍사스는 내년 시즌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 체제로 본격 리빌딩을 시작한다. 승리에 목마른 추신수에게 있어 텍사스와 남은 2년은 인내의 세월이 될지 모른다.
추신수는 후배 빅리거 류현진(LA 다저스)이 올해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오르는 것을 보며 부러움을 느껴야 했다. 그는 “정말 부러웠다. 원래 시즌이 끝나면 야구를 잘 안 보는데 현진이가 월드시리즈에 가서 보게 됐다. 후배지만 대단하다”며 “뛰지 못한 곳이라 많이 부러웠다. 나도 선수 생활이 끝나기 전 월드시리즈에 나가고 싶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추신수는 2013년 신시내티 레즈 시절 포함 3차례 포스트시즌을 경험했지만 챔피언십시리즈-월드시리즈에는 뛰어본 적이 없다.
지금 상황을 보면 오히려 트레이드되는 것이 추신수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난 윈터미팅 때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트레이드설이 나오기도 했다. 올해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한 애틀랜타는 우승권 전력을 만들고 있다. 추신수의 계약도 이제 2년 4200만 달러만 남아 트레이드로 그를 바든 팀도 부담이 적어졌다.
추신수는 “트레이드는 항상 생각하고 있다.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과연 추신수가 겨울이 지나기 전 텍사스를 떠나 새로운 팀으로 트레이드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