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 치유기’ 이도겸 “듣고 싶은 칭찬? ‘그 친구 참 진국이네’” [Oh!커피 한 잔]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8.12.24 09: 02

저음의 목소리처럼, 말 한 마디도 진중하다. 답변 하나에 진심을 담으려 노력하는 배우 이도겸은 ‘내사랑 치유기’ 속 ‘바른 생활 사나이’ 임주철과 꼭 닮아보였다. 이도겸 또한 “주철이처럼 되고 싶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도겸은 현재 방영 중인 MBC 주말드라마 ‘내 사랑 치유기’에서 임주철 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임주철은 주인공인 임치우(소유진 분)의 동생이자, 재벌가의 딸인 최이유(강다현 분)과 러브라인을 이루는 인물이다. 이도겸은 ‘내 사랑 치유기’ 현장을 떠올리며 “모두가 별명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데, ‘해피디렉터’라는 김성용 PD님의 닉네임처럼 따뜻하고 행복한 현장”이라고 말했다.
“작품도, 경험도 부족한 신인이고, 이렇게 긴 호흡의 캐릭터를 처음 연기해본다. 선배님들은 하나 같이 ‘괜찮아’라며 긴장을 풀어주고, 감독님과 작가님도 정말 잘해주신다. 스트레스가 하나도 없는 현장이다. 선배님들이 지나가며 한 마디씩 해주는 말들이 분석의 키가 되기도 하고, 실수를 하면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처음부터 누가 잘하냐’라며 다독거려주신다.”

이도겸은 주인공인 소유진과 연정훈을 향해 “소유진 누나는 친누나가 있다면 저렇겠구나 싶을 정도로 진짜 누나 같고, 연정훈 선배님은 남자가 봐도 ‘섹시하다’ 생각할 만큼 여유 있는 어른이다”라며 배울점을 쏟아냈다. 엄마로 나오는 황영희와는 이미 인연이 있다는 이도겸. ‘당신이 잠든 사이에’라는 드라마에서 이도겸이 황영희를 구해주는 역할이었단다.
“소유진 누나는 모든 장면에, 모든 사람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언제 어떻게 정서신, 코미디신이 붙어도 누나는 조화를 잘 맞추신다. 그걸 보며 많이 배운다. 황영희 선배님은 전에는 내가 구해주는 역할로, 이번엔 모자 사이로 만났다. 선배님에 인사 드렸더니, 대번에 ‘기억나지, 대구야’라며 그 때의 캐릭터 이름을 불러주시더라. 그렇게 재회하니 저절로 모자 케미가 나오는 것 같다.”
꽤나 많은 배우들이 임주철 역을 탐냈을 것 같다는 말에 이도겸은 “나 또한 어떻게 됐는지 얼떨떨했다”고 말했다. 드라마 ‘당신의 하우스헬퍼’를 촬영하던 중이었고, 감기로 몸이 안 좋은 날에 오디션을 보게 돼 마음 속으로는 포기하고 있었다고. 그런 이도겸이 배역을 맡을 수 있었던 건 오디션장에서 쓴 ‘10년 후의 나’에게 쓴 영상편지 덕분이었단다.
“오디션장에서 원래의 실력만큼 하지 못했다. 아쉽다고 생각하던 중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이란 질문을 받았다. 그 순간, ‘나의 경쟁자는 10년 후의 나’라는 매튜 맥커너히의 수상소감을 떠올라 10년 뒤의 나에게 영상편지를 쓰겠다고 말했다. 지금의 진심을 잊지 말라고 말하고 나왔다. 난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2차 오디션에 불려가고, 마침내는 합격하게 됐다. 나중에 물어보니 ‘10년 후 영상 편지’를 쓰는 내 모습이 임주철을 떠올리게 했다고 말씀하시더라.”
우여곡절 끝에 ‘내 사랑 치유기’에 합류하게 된 이도겸. 그는 러브라인을 이루는 강다현과의 첫 만남에 대해 “나는 수줍어서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었고, 다현이는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며 딱 임주철, 최이유였다고 웃었다. “다현이는 최이유와 싱크로율 100%일 정도로 명랑하고, 나는 주철이처럼 진지하다. 그래서 저절로 작품 속 케미가 나오는 것 같다”며 이도겸은 강다현에 고마워했다.
“파트너이다보니, 둘이 소통할 일이 많고 현장에서도 유일하게 말을 놓는 사이다. 서로 도와주는 일이 많다. 참 고마운 친구다. 나와 주철이의 싱크로율? 76% 정도다. 나도, 주철이도 힘든 시기가 있었고, 이를 극복해냈다. 그래서 주철이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임주철과 최이유의 러브라인은 아마 ‘극복’이란 키워드로 설명되지 않을까. 임주철의 인물 소개에 ‘극복’이라고 나왔으니, 아마 여러 위기를 잘 극복해나가지 않을까 싶다.”
주말드라마에 나오니 조금씩 자신을 알아봐주는 시청자들이 늘었다는 이도겸. “식당에 가면 계란 후라이 하나씩 더 얹어주시고는 한다”며 웃음을 짓는 그에게 연기를 물었다. 이도겸은 “단역일지언정,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며 매 캐릭터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사람으로서는 “어제보다 더 나아진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이도겸. 그의 최종 목표는 “진국인 사람”이란 칭찬을 받는 것이다. 
“2018년은 내게 참 특별한 해였다. 사람이 귀한 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몸으로는 잘 안 나오지 않나. 하지만 2018년에는 ‘사람이 귀하다’는 말을 진심으로 쫓으려 했다. 그랬더니 모든 인연이 소중해지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게 됐다. 인간적으로 잘 쌓아야 연기도 잘 나온다고 생각한다. 좋은 사람으로, 좋은 배우로서 힘든 사람들에게 힘을 나눠주고 싶다.”
올곧은 마음과 목표를 지닌 이도겸이란 배우의 앞날을 응원할 수 밖에 없는 마지막 한 마디였다. 좋은 배우보다, 좋은 사람이길, 그리고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는 배우가 되길 바라는 이도겸. 그런 이도겸이 후에 어떤 배우로 성장할지 기대감이 커진다. / yjh0304@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