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NC 신구장 논란, 끝까지 훼방놓는 정치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2.25 13: 32

태동 자체가 정치적인 목적이었던 프로야구.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정치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들만 모를 뿐 모두가 씁쓸한 현실에 혀를 찰 수밖에 없다.
창원 야구계는 뜨겁다. 내년 개장 예정인 NC 다이노스의 새로운 야구장 명칭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NC의 연고지는 창원시. 하지만 야구장의 소재지는 과거 마산시(현 마산회원구)였다. 현재는 창원시로 통합된 상태다. 한국야구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창원보다는 마산이 더 상징성을 지니는 것이 사실이다. 1914년 외국인 선교사들이 세운 창신학교(현 창신중)에 야구부를 창단하면서 100년이 넘는 야구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마산상고(현 마산용마고), 마산고가 야구 명문 고등학교로 자리잡기도 했다. 
결국 신구장에 야구 역사를 계승한 마산의 지역명이 들어가느냐, 아니면 연고지의 지명인 창원이 들어가느냐가 논란의 쟁점이다. 11월 초, 창원 NC파크, 창원 NC필드, 창원 NC스타디움을 후보 명칭으로 놓고 창원 시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신구장의 네이밍에 ‘창원’이라는 이름이 들어가자마자 마산 지역에서는 발끈하며 반발했다.  시민단체, 여기에 기초자치단체 의원들까지 합세해 ‘마산’ 사수에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기존 신구장 명칭들은 원점에서 재검토됐고, 시민대표와 시의원, 전문가 등 13명으로 구성된 새야구장명칭선정위원회를 구성하기까지 이르렀다. 그리고 3차례의 회의를 거쳐 지난 21일, ‘창원 NC파크’로 신구장 명칭이 결정됐다. 
신구장 명칭과 더불어 현재 종합운동장부지의 새로운 통합 명칭과 기존 마산구장의 명칭도 확정됐다. 통합 명칭은 ‘마산 야구 센터’, 기존 구장은 이름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야구장 소재지인 마산의 이름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앵무새 같은 외침 때문이다. 일단 시민단체와 마산 지역 야구계의 반발을 계속될 전망. 항의집회도 불사하겠다는 의지이고, 지역 기초자치단체 의원들, 그리고 국회의원들까지 나서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100년 마산야구의 역사성, 마산야구의 전국적 명성에 따른 브랜드 효과 등에 비추어 마산이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면서 이주영 국회부의장(마산합포구)까지 자신의 SNS를 통해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21일 회의 자리에서는 일부 위원들은 회의자리에서 마산 지역명을 억지로 포함시킨 어이없는 구장명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 촌극의 결과는 수영장과 체육관 등이 포함된 통합 부지의 명칭이 ‘마산 야구 센터’였다. 야구장만 있는 게 아닌 종합 스포츠 단지의 명칭을 마산 야구에 끼워맞춘 명칭이 등장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100년 이상의 마산지역 야구 역사와 지역 정체성, NC구단 명칭사용권 존중 등을 고려한 명칭이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지금의 논란은 민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통합 창원시의 출범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할 지도 모른다. 지난 2010년 창원과 마산, 진해가 통합되면서 인구 100만이 넘는 광역시급 도시가 출범했지만, 여전히 지역 통합은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여전히 '통합 창원시'라는 설명이 필요하고, 지역 간의 반목이 남아있는 것이 증거다.
결국, 신구장 건립 당시부터 '통합 창원시'의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명목 아래, 정치 이해관계가 난무했다. 신구장 부지 선정 조사에서 가장 낮은 접수를 받았고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진해의 옛 육군대학 부지가 신구장 부지로 결정되기도 했다. 이후 야구계와 NC 구단이 반발했고 시 정권이 바뀌는 과정에서 야구장 부지 논의는 원점에서 재검토됐고 현재 마산종합운동장 부지에서 신구장이 지어졌다.
구단이 힘을 쓸 수 있는 과정은 거의 없었고,  이번 신구장 명칭 논란도 NC는 당황스럽다. 신구장의 건립부터 구장 명칭까지 NC의 의중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고, 정치권의 이해관계와 정치 논리에 의해 좌우됐다. NC로서는 어느 장단에 맞춰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결국 정치권의 훼방은 NC를 가만히 놔두지 않고 있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