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현장] ‘원주의 심장’ 김주성, 마지막까지 웃으며 은퇴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8.12.25 17: 52

이제 원주에서 뛰는 누구도 32번을 달 수 없다. 원주의 심장 김주성(40)이 공식적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원주 DB는 25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2018-2019시즌 SKT 5GX 프로농구’ 3라운드에서 연장전에서 전주 KCC를 84-81로 물리쳤다. 4연승을 달린 DB(13승 14패)는 KCC(12승 14패)를 7위로 몰아내고 6위에 올랐다.
이날 원주에서 성탄절을 맞아 김주성의 은퇴식까지 열렸다. 2002년 전체 1순위로 데뷔한 김주성은 원주는 물론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다. 그는 2003년 신인상을 시작으로 정규시즌 MVP 2회(2004, 2008), 정규리그 5회 우승, 챔피언결정전 3회 우승으로 빛났다. 김주성은 태극마크를 달고도 아시안게임 우승 2회(2002, 2014)로 두 번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프로농구 통산 742경기에 출전한 김주성은 평균 13.9득점 6리바운드 2.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정규리그 통산 블록슛 1위(1037개), 득점 2위(1만288점), 리바운드 2위(4425개)를 기록했다. 특히 ‘넘사벽’으로 불리는 블록슛은 김주성이 가장 자부심을 가지는 대기록이다.
김주성은 전성기에서 내려온 뒤에는 후배들을 챙기는 리더로 거듭났다. 그는 2017-2018 은퇴시즌 주로 4쿼터에 나와 맹활약하며 ‘식스맨상’까지 수상했다. DB를 챔프전까지 올린 그는 마지막 시즌 아쉬운 준우승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은퇴 후 미국으로 연수를 떠난 그는 지도자로 제2의 농구인생을 꿈꾸고 있다.
DB는 김주성의 은퇴식을 맞아 갖가지 행사를 마련했다. 팬들에게 김주성의 은퇴를 기념하는 ‘굿바이 32’가 적힌 응원도구를 나눠줬다. 김주성의 사인이 담긴 황금색 농구공도 판매됐다. 원주종합체육관 곳곳에 아직 김주성의 자취가 남아있었다. 그만큼 16년 동안 한 구단에서만 활약한 김주성의 발자취는 너무나도 컸다.
연장 접전 끝에 KCC를 물리친 뒤 김주성의 공식은퇴식이 열렸다. 암전이 되자 팬들은 준비해온 야광봉을 흔들었다. 김주성의 선수생활이 정리된 동영상이 상영됐다. 미국에서 갓 돌아온 김주성도 오랜만에 본 팬들의 열성에 감동을 받았다. 김주성은 웃으면서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김주성은 “은퇴할 때 꼭 웃으면서 은퇴하려고 했다. 즐겁게 운동해서 결코 울 수 없었다. 은퇴식 날 후배들이 승리를 안겨줘서 즐겁게 웃을 수 있었다. 원주에서 16시즌을 보냈다. 원주는 제 2의 고향이었다. 원주 팬들은 고향 친구 같았다. 항상 잘하든 못하든 더 열심히 응원을 해주셨다. 16시즌 동안 좋은 기록과 우승을 할 수 있었다”고 감사했다.
이어 김주성은 “이제 저는 코트에 없지만 많은 팬들이 후배들을 응원해주시는 것을 보니 코트를 떠나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DB 농구단 많이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열심히 농구 배워서 다시 찾아뵙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김주성이 은퇴기념 3점슛을 보였다. 두 번의 시도가 에어볼로 끝나자 김주성이 넥타이를 벗어 폭소를 자아냈다. 김주성은 네 번째 시도만에 3점슛을 넣고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김주성은 동료들의 헹가래를 받고 코트를 떠났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원주=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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