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파동 피자집과 고로케집 모두 돈을 벌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하지만 꿈만 클 뿐 절박함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노력 하나 기울이지 않는 그들에 백종원은 한숨을 내쉬면서도 솔루션을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지난 26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은 10번째 골목인 청파동 하숙골목을 다시 찾아 피자집과 고로케집을 차례로 방문했다. 앞서 피자집 사장은 위생 관념이 전혀 없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경악케 만들었다. 도우를 만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손을 씻지도 않았고, 주방 상태 역시 엉망이었다.
피자맛도 좋지 않았다. 피자에서 시큼한 냄새가 났고, 백종원은 재료들을 점검한 결과 반죽 때문임을 알아냈다. 결국 백종원은 피자집 사장에게 “폐업이 나을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 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던 것. 이날도 피자집의 상태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이에 백종원은 “사장님은 장사하면 안 되는 모든 걸 갖췄다”며 “폐업할 거냐”고 물었다. 그러자 피자집 사장은 “들인 돈이 있으니 그렇게는 못 한다”고 대답했다. 백종원은 피자집 사장에게 다음주까지 제일 맛있게 할 수 있는 메뉴를 만들어보라고 미션을 줬다. 그는 “나한테 해답을 얻으려고 하지 말고 고민해라. 그런 고민도 안 하고 장사하지 않았냐. 나 포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그는 각종 모임과 대회에 나가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백종원에게 지적받은 의자는 치우지 않았고, 시종일관 변명을 늘어놨다. 피자를 만들겠다는 생각도 일찌감치 버렸다. 자신있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을 내놓으라고 했지만, 그는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데만 2시간 가까이 시간을 소비했다.
그가 백종원 앞에 내놓은 음식은 아프리카식 코다리탕과 루이지애나식 칠리 덮밥. 맛을 본 백종원은 “지금 나는 사람을 하도 많이 만나봐서 30분 대화하면 정체를 파악하는데 사장님은 정체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코다리탕은 맛이 없었지만, 칠리 덮밥은 의외로 괜찮았던 것. 피자집 사장이 잘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한 백종원은 그의 의중을 연달아 물었고, 피자집 사장은 “돈이 없다”며 장사를 계속할 생각임을 피력했다.
새로운 메뉴를 만드는 것을 가장 좋아하지만, 돈을 벌어야하기 때문에 장사를 해야한다는 피자집 사장이다. 이에 백종원은 “내가 사장님에게 도와줄 수 있는 건 적합한 메뉴로 장사가 잘되게 하는 게 내 역할이다. 하지만 사장님은 장사가 아니라 창조가 목적이다. 솔루션의 존재 이유는 장사가 잘되게 하는 것”이라며 거듭 충고를 전했다.
그러면서 백종원은 “내가 어떤 걸 주문하든, 어떤 숙제를 주든 어떤 걸 못 하게 하든 끝날 때까지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피자집 사장은 “돈이 제일 필요하다. 시키는대로 다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예고편에서 피자집 사장은 손님을 대하는 자세나 음식 맛 모두 꽝이었고, 결국 백종원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새롭게 등장한 고로케집 사장 역시 총체적 난국이었다. 어려서부터 빵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가게 인테리어를 하고 난 뒤 고로케로 메뉴를 만들었다는 그는 “제 목표는 현금 자산 30억, 월 고정 매출 2000만 원이다. 그 돈으로 건물을 지어서 1층에는 횟집, 2층은 제 취미인 당구장, 3층과 4층은 주거용으로 하고 싶다”고 꿈을 밝혀 조보아를 당황케 했다.
차례대로 맛을 본 백종원은 반죽의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백종원은 “제가 볼 때 사장님 꿈이 횟집, 당구장, 빌딩 지어서 사는 꿈은 좋다. 꿈은 좋다. 잘못하면 이런 그림이 허세로 보인다. 그 꿈까지 허세로 보일 수 있다”며 “외식업은 발품 팔아야 한다. 사장님에게 충고하고 싶지만 밖으로 다니며 물어보고 반죽에 대해서도 물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고로케집 사장은 백종원을 다시 만나기 전까지 여러 곳의 고로케집을 방문해 시식을 했다. 하지만 남은 건 자신이 만든 반죽에 대한 자신감이었다. 이에 백종원은 황당해하며 “나도 옛날엔 내 음식이 제일 맛있는 줄 알았다. 나도 손님 중 한 명이었다. 내가 먹었을 때 맛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로케집 사장에게 스피드가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종원은 “사장님이 필요한 건 얼마나 빠른 시간에 만드느냐다. 사장님은 자연스럽게 손님이 늘어나면서 계속 만들다 보면 실력이 쌓일 거라고 생각했겠지. 그건 도둑놈 심보다. 준비도 안 된 음식으로 매상을 올리겠다는 건 잘못한 거다. 기본 실력이 있어야 한다”며 “거품을 걷어내고 속도를 높여서 가격을 낮추는 게 사장님의 가장 큰 숙제”라고 조언을 건넸다. /parkjy@osen.co.kr
[사진] ‘백종원의 골목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