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이 졌다.
밴드 봄여름가을겨울의 전태관이 암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 가요계가 슬픔에 잠겼다. 한국 대중음악의 큰 별이자 팬들에게는 ‘우리의 청춘’으로 불려온 만큼 고인을 향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고 전태관을 향한 동료, 선후배들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봄여름가을겨울 측은 28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지난 12월 27일 밤, 드러머 전태관 군이 향년 56세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전태관 군은 6년간 신장암 투병을 이어왔습니다만 오랜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 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뒀다”라며 전태관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전태관은 지난 1986년 밴드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1987년에는 조용필과 위대한탄생에서 활동하다가 1988년 봄여름가을겨울로 데뷔하며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 최고의 드러머로 불렸다.
봄여름가을겨울은 한국 밴드사에 한 획을 그은 팀이다.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어떤이의 꿈’, ‘내 품에 안기어’,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많은 히트곡을 남기며 한국을 대표하는 밴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30년간 활동하며 수많은 히트곡은 물론, 동료와 선후배들의 존경을 받는 대표적인 뮤지션으로 가요계에 존재감을 남겼다. 봄여름가을겨울의 음악을 사랑했던 팬들에게는 ‘우리의 청춘’이라 불릴 정도로 음악으로 큰 위로를 주기도 했다.
전태관은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이자 ‘최고의 드러머’라는 수식어로 설명되는 뮤지션이었다. 한국 밴드 음악을 이끌왔을 뿐만 아니라 동료와 선후배 뮤지션들에게도 큰 영향, 영감을 주는 선배이기도 했다. 이에 가수 윤종신부터 선우정아, 어반자카파 조현아 등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 역시 전태관에 대해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이라며, “여기에 과장은 없습니다. 독보적인 리듬감, 폭발하는 에너지, 깊이 있는 음악의 이해가 공존하는 음악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따뜻한 미소, 젠틀한 매너, 부드러운 인품을 겸비한 전태관 군은 한국 음악 역사상 뮤지션과 대중으로부터 동시에 가장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드러머였습니다”라고 추모했다.
아픔도 있었다. 전태관은 지난 2012년 신장암 투병 소식을 전했다. 신장암 수술에 이어 2014년에는 암이 어깨뼈로 전이됐다는 소식을 전해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다. 어깨로 암이 전이되면서 연주 활동을 할 수 없게 됐고, 봄여름가을겨울 활동을 중단한 채 병마와 싸워왔다.

암 투병 중 지난 4월엔 아내를 먼저 하늘로 보내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지난 4월 전태관의 부인상 소식이 전해졌고, 김종진과 후배 뮤지션들이 모였다. 이후 김종진은 봄여름가을겨울의 데뷔 30주년 프로젝트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을 진행하며 선후배, 동료들과 함께 전태관을 위한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
봄여름가을겨울은 윤종신, 윤도현, 장기하, 십센치, 어반자카파, 데이식스, 그리고 배우 황정민이 참여한 프로젝트 음악들을 발표하게 됐다. 봄여름가을겨울과 전태관을 기념하기 위한 음악 활동으로 의미를 더했다.

대중의 마음을 위로하는 히트곡들을 남기고, 한국 밴드사에 한 획을 그은 전태관. 오랜 투병 끝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최고의 드러머에게 현재 많은 이들이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고인의 빈소는 28일 낮부터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차려질 예정이다. /seon@osen.co.kr
[사진]봄여름가을겨울,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