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H.O.T가 17년만의 재결합으로 콘서트까지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가운데, 상표권 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H.O.T 멤버 장우혁과 공연을 주최한 기획사가 상표권자에게 피소당한 것.
H.O.T는 지난 10월 13~14일 양일간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17년 만에 완전체 콘서트로 팬들을 만났다. 1세대 아이돌을 대표하는 팀인 만큼 H.O.T의 콘서트를 향한 관심이 뜨거웠고, 이들의 재결합과 콘서트는 국내 가요계에서도 의미 있는 이벤트가 됐다.
하지만 콘서트 이후 H.O.T에 대한 상표권을 가지고 있는 A씨가 장우혁과 콘서트를 주최한 공연기획사 솔트이노베이션을 고소하면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 A씨는 H.O.T를 만든 SM엔터테인먼트 출신으로, H.O.T에 대한 상표권을 가지고 있다.

A씨는 최근 서울지방법원에 장우혁과 솔트이노베이션을 상대로 공연 수익과 관련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 공연 등에서 H.O.T 관련 상표와 로고를 쓰지 말라는 사용금지 청구 소장을 접수했다. A씨는 H.O.T 측이 자신이 권리를 가지고 있는 상표와 로고를 무단으로 상용했다며 이를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형사 고소장도 제출한 상황이다.
H.O.T의 재결합은 올해 가요계에서도 주목받는 ‘핫’ 이슈였다.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불거졌던 재결합설이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실현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17년 만에 재결합한 1세대 아이돌의 대표주자인 만큼 크게 주목받았고, 향후 이들의 활동을 기대하는 반응 역시 이어졌다.

‘무한도전’의 재결합 이후 H.O.T는 단독 콘서트까지 진행하면서 의미 있는 행보를 이어왔던 바. 17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향한 팬들의 응원은 변함 없었고, 가요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무려 10만 명의 팬들이 공연장을 찾아 변함없이 H.O.T를 응원하며 이례적인 기록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콘서트 전부터 상표권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H.O.T의 상표권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공연은 ‘하이 파이브 오브 틴에이저스(High-five of Teenagers)’라는 이름으로 열리게 됐다.
H.O.T의 이름을 온전히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17년 만에 재결합 콘서트를 열게 된 멤버들에게도, 또 오랫동안 이들의 재결합을 기다려왔던 팬들에게도 아쉬운 상황이었다. A씨와 상표권에 대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름을 온전히 사용하지 못한 채 진행된 콘서트였다.

결국 A씨는 콘서트 이후 H.O.T 멤버 장우혁과 공연 기획사 측에 소송을 제기하며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 A씨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우면의 장지원 변호사는 "A씨가 H.O.T. 상표와 로고 등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H.O.T. 측이 이에 대해 제대로 논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상표와 로고를 공연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했다. 이에 대한 손해를 배상받고, 앞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것”라고 소송 이유를 밝혔다.
또 H.O.T. 멤버들 중 장우혁을 고소한 것에 대해서는 “장우혁이 공연기획사와 함께 공연 기획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상표와 로고 사용을 합의하기 위해 장우혁이 A씨에게 직접 연락한 바 있다. 이를 미뤄 봤을 때 장우혁이 공연기획사와 상표, 로고 등을 일방적으로 사용하는데 적극적으로 공모했다는 혐의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공연을 주최했던 솔트이노베이션 측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솔트이노베이션 관계자는 28일 OSEN에 “A씨가 왜 이런 문제를 제기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멤버들 중 장우혁 혼자에게만 고소장을 제출한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입장을 밝혔다.
17년만의 의미 있는 재결합에 상표권 문제로 다시 한 번 갈등을 빚고 있는 H.O.T. A씨와의 갈등을 마무리 짓고 팀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seon@osen.co.kr
[사진]MBC, 솔트이노베이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