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를 H.O.T.라 부르지 못하고...상표권 갈등 법정 가나 [Oh!쎈 초점]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8.12.29 08: 02

H.O.T. 상표권 사용을 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H.O.T.가 지난 10월 17년 만에 완전체로 단독 콘서트를 펼친 가운데, H.O.T. 상표권을 가진 A씨가 H.O.T. 공연을 주최한 공연 기획사 솔트이노베이션과 H.O.T. 멤버 장우혁을 고소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H.O.T.는 지난 10월 13, 14일 양일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17년 만의 단독 콘서트 '2018 포에버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스(2018 FOREVER Highfive Of Teenagers)'를 열었다. 이날 H.O.T.는 이틀간 무려 1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여전히 뜨거운 톱 아이돌그룹의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H.O.T.는 이번 콘서트를 통해 향후 완전체 활동에 대한 가능성까지 열어둔 상황. 이날 콘서트 막바지에는 '#넥스트 메시지 #2019'라는 자막이 등장했다. 2019년에도 H.O.T. 활동이 이어질 것이라는 감격적인 예고였다. 멤버들 역시 "오늘이 H.O.T.가 새로운 페이지를 다시 써나가는 한 페이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새로운 완전체 활동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H.O.T. 다섯 멤버가 무려 17년 만에 무대에서 함께 모이게 된 감격적인 날, 정작 H.O.T. 멤버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외치지 못했다. 바로 A씨와의 갈등 때문이었다. A씨는 H.O.T. 공연 소식이 전해지자 공연기획사인 솔트이노베이션에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중지요청 및 사용승인의 건이라는 제목의 내용증명을 보냈고, 결국 H.O.T. 멤버들은 H.O.T.라는 약자 대신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스(Highfive of Teenagers)'라는 이름을 내걸고 공연을 진행하게 됐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씨는 약 2개월 만에 H.O.T. 장우혁과 공연 주최사인 솔트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서울지방법원에 H.O.T. 공연 수익과 관련한 손해배상청구와 함께 앞으로 공연 등에서 H.O.T. 관련 상표와 로고를 쓰지 말라는 사용금지 청구 소장을 접수했다. 또한 H.O.T. 측이 자신이 권리를 가지고 있는 H.O.T.의 상표와 로고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이를 처벌해 달라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형사 고소장도 제출했다. 
이에 대해 솔트이노베이션 측은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면서도 "왜 이런 문제를 제기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A씨 측은 "상표권을 가진 권리자로서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A씨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우면의 장지원 변호사는 "H.O.T. 상표와 로고 등에 대한 권리를 가진 A씨와 제대로 논의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상표와 로고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 항의하는 것"이라며 "노이즈마케팅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상표, 로고에 대한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상표권을 둘러싸고 또 다시 벌어진 갈등에 팬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다름 아닌 H.O.T.가 자신들의 이름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은 정당하지 못하다는 것. 무엇보다 이미 H.O.T.는 물론, 전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는 A씨가 상표권을 주장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고 팬들은 격렬하게 분노하고 나섰다.
반면 일부에서는 부당한 처사라고 해도 A씨가 상표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사전에 논의했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반대로 상표권이 가지는 허점을 지적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상표권이나 지적 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지금만큼 높지 않았던 시절, A씨가 개인으로 취득한 상표권을 가지고 이제는 고유명사가 된 팀 이름을 독점하고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는 것. 팬들은 H.O.T.가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스'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열기로 방향을 선회하자, A씨가 추가로 '하이파이브 오브 틴에이저스'라는 이름까지 상표권을 등록, 권리를 독점하려 한다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계속되는 상표권 갈등에 H.O.T.는 또 다시 자신들을 H.O.T.로 부르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자신들의 이름인데도 쓰지 못하는 '웃픈' 상황. 호형호제 하지 못하는 홍길동이 따로 없다. 과연 H.O.T.가 팬들과 함께 역사를 만든 이 귀하고 소중한 이름을 지켜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솔트이노베이션,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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