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과 분노’ 소이현이 빈틈 없는 감정 연기로 주말 안방극장을 매료시켰다.
소이현은 SBS 주말 특별기획 ‘운명과 분노’(연출 정동윤/극본 이제인, 전찬호)에서 재벌가 며느리가 되겠다는 욕망을 가진 차수현 역을 맡아 휘몰아치는 감정 변주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빈틈없는 연기력을 입증했다.
지난 29일 방송에서는 차수현이 옛 연인 진태오(이기우 분)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 제니를 보게 됐다. 과거 차수현은 욕망에 눈이 멀어 진태오와 갓난 아기인 제니를 떠났었지만 태인준(주상욱 분)과의 약혼식에서 제니가 신장 이식 수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돼 마음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멀리서 훌쩍 큰 제니의 모습을 보게 된 차수현은 모성애를 느끼고 흔들렸다. 하지만 엄마 이은숙(하민 분)에게 태인준과의 결혼이 성사되지 않으면 여태껏 쌓아온 것들이 무너질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마음을 다잡게 된다.
차수현은 태인준의 집에 찾아가 정성스럽게 요리를 하는 등 사랑 받기 위한 노력을 보였지만 냉랭한 태인준의 반응에 실망하게 되고 결국 분노가 폭발했다. 태인준을 남자로 보는 자신과 달리 두 사람의 관계를 정략 결혼 상대로만 여기는 태인준의 태도에 자존심이 상한 것. 게다가 태인준이 상견례까지 파토 내 차수현은 좌절하며 독기를 품게 된다.
소이현은 욕망과 사랑, 모성애를 넘나드는 캐릭터의 폭 넓은 감정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딸을 보고 느끼게 된 모성애와 그로 인한 혼란스러움, 사랑하는 사람에게 외면 받아 절망하면서도 분노하는 모습 등 차수현의 복잡하고 불안정한 심리를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항상 도도하고 완벽한 모습만을 보여온 악녀 차수현이 이처럼 조금씩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여 앞으로의 캐릭터 변화에 궁금증이 높아진다. /parkjy@osen.co.kr
[사진] '운명과 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