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샘플'에서 희망 확인한 2019 기대주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8.12.31 05: 55

적은 표본, 즉, ‘스몰 샘플’이 확실한 공신력을 갖기는 힘들다. 하지만 이 적은 표본만으로도 기대감을 주는 선수들은 충분히 있다. 2018시즌에 보여준 희망으로 2019시즌 기대주로 떠오를 인물들은 누가 있을까.
풀타임 시즌을 수 년간 치러본 선수들은 ‘이 정도의 기록을 세울 것이다’라는 계산이 선다고 한다. 축적된 데이터가 갖고 있는 신뢰도의 힘은 크다. 대신 적은 표본 속에서 기록을 만든 신예급 선수들에게는 믿음보다는 의문이 먼저 생기기 마련. 그렇다고 이 기록들을 마냥 무시하긴 힘들다. 그만큼 희망과 기대감도 동시에 안겨주기 때문.
2018년, 적은 표본으로 기대감을 준 신예 야수들을 살펴보면, 제리 샌즈(31ㆍ히어로즈), 전병우(27ㆍ롯데)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히어로즈 샌즈는 올해 마이클 초이스의 교체 선수로 8월 중순 합류했고, 아시안게임 휴식기로 인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경기에 나섰다. 샌즈는 불과 25경기에 나섰지만 타율 3할1푼4리(86타수 27안타), 12홈런 37타점 OPS 1.122의 성적을 남겼다. 샌즈의 파괴력과 생산력은 7.75타석 당 1홈런이라는 기록에서 알 수 있다(93타석 12홈런). 대체 선수 이상의 강렬한 인상을 남긴 샌즈와 히어로즈는 재계약을 맺었고, 다가올 2019년 풀타임 시즌 박병호와의 시너지 효과 증폭이 궁금해졌다. 
전병우 역시 9월의 남자였다. 9월 확장 엔트리와 함께 첫 1군에 데뷔했고, 샌즈와 필적할 정도의 성적을 기록했다. 전병우는 27경기 타율 3할6푼4리(66타수 24안타) 3홈런 13타점 18득점 OPS 1.048을 기록했다. 2루와 3루, 유격수 등 내야 전포지션을 오가면서 활력을 제공했다. 풀타임으로 환산했을 시의 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롯데의 주전 3루수 자리를 두고 한동희와 경쟁을 펼칠 것이 유력하다. 
투수의 경우 스몰 샘플로 기대감을 높인 선수들은 대부분 신인들이었다. 안우진(20ㆍ히어로즈), 김민(20ㆍKT), 최채흥(23ㆍ삼성) 등이 2019년 기대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18년 1차 지명이었지만, 고교시절 물의를 일으킨 여파로 시즌 시작이 늦었다. 그리고 실제로 정규시즌 20경기 2승4패 1홀드 평균자책점 7.19(41⅓이닝 33자책점) WHIP 1.79 피안타율 2할8푼2리 등으로 좋지 않았다. 그러나 스몰 샘플에 대한 실질적 기대감을 높인 것은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이었다. 전천후 롱릴리프로 활약하면서 포스트시즌 6경기 3승1홀드 평균자책점 1.15(15⅔이닝 2자책점) 18탈삼진 4볼넷의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포스트시즌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 것이 스몰 샘플에 대한 의문을 희망으로 바꿔놓았다.
역시 KT의 1차 지명 투수인 김민은 9경기 4승2패 평균자책점 5.06(37⅓ 21자책점) WHIP 1.74를 기록했다. 모두 선발로 나서는 등 육성 루트를 착실하게 밟았고, 배짱과 경기 운영 능력, 그리고 커브 구사력 등 장점과 발전할 수 있는 부분들을 발견해 내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삼성 최채흥 역시 2018년 1차 지명 투수. 8경기 4승1패 평균자책점 3.21(28이닝 10자책점)의 성적을 남겼다. 선발과 구원 등을 오갔고,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구위와 제구력에 대한 의문들을 차츰 해소해 나갔다. 간결한 투구폼은 그의 최대 장점이고, 성장 요소들을 발굴했다. 토종 좌완에 대한 기근을 씻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몰 샘플로 풀타임 시즌을 단순히 환산한다면 대단히 좋은 기록이 산출된다. 그러나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다양한 변수들이 있고, 이 변수들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관건이다. 스몰 샘플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요소들이 분명 있다. 과연 스몰 샘플에서 보여준 희망들을 2019시즌에도 고스란히 이어갈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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