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고 마라도나가 최근 인종 차별로 논란이 된 칼리두 쿨리발리를 옹호하며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놨다.
이탈리아 '칼치오 메르카토'는 31일(한국시간) "나폴리의 전설 마라도나는 쿨리발리를 위로하며 그가 선수로 뛰면서 이탈리아에 있는 동안 여러 팬들에게 인종차별적인 학대를 받았다고 털어놨다"고 보도했다.
나폴리의 쿨리발리는 지난 27일 인터 밀란전에서 심판에 대해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경기 내내 인터 밀란 팬들은 그를 향해 인종차별 야유를 이어가자, 쿨리발리는 심판에게 경기 중단을 요청했다. 하지만 심판이 아무런 제재를 가하지 않자 쿨리발리가 폭발했다.

쿨리발리는 후반 36분 마테오 폴리타노를 향한 파울로 옐로 카드를 받은 이후 심판에게 박스를 치는 제스처를 취했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다. 나폴리는 후반 추가 시간 인터 밀란에 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경기 후 이탈리아 축구 협회는 쿨리발리에게 추후 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린 상태다.
경기 내내 인터 밀란 팬의 인종 차별적 야유가 이어진 상황서 심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만약 한 번 더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냥 우리 스스로 경기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쿨리발리는 경기 후 자신의 SNS에 "경기에 패배해서 우리 팬들을 실망시킨 것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그래도 나는 프랑스 사람으로, 세네갈 사람으로, 나폴리 사람으로 내 피부색이 자랑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케이타 발데, 마우로 이카르디 같은 인터 밀란 선수들도 팬들의 인종 차별 논란에 불만을 나타냈다.

나폴리에서 활약했던 마라도나는 쿨리발리의 인종 차별을 보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7년 동안 나폴리에서 뛰면서 일부 팬들의 인종차별 야유에 시달렸다. 나는 나폴리인으로 쿨리발리와 함께하고 싶다. 나는 축구에서 인종 차별주의가 끝나기를 바란다"고 게시했다.
한편 마라도나는 지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당시 한국팬을 향한 인종 차별 제스쳐로 논란이 됐다. 당시 한국 축구팬이이 마라도나를 향해 환호를 보내자 화답한 그는 이후 뒤돌아 두 눈을 옆으로 찢은 것으로 알려졌다. 눈 찢기는 동양인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몸짓이다.
영국 'BBC' 소속 재키 오틀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마라도나가 한국팬들을 향해 인종차별적 행동을 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마라도나는 "아시아 팬이 아르헨티나를 응원하는 것이 얼마나 근사하게 보였는지를 말하고 싶었다. 그게 전부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축구계에서 인종차별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이슈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도 최근 손흥민과 아시아 팬을 향한 인종 차별 동영상을 인터넷에서 공유한 두 명의 팬을 퇴출하기도 했다. 마라도나의 말처럼 인종차별은 사라져야 한다. 단지 스스로 먼저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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