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할머니 빨리 쾌차하세요".
이승우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포지아에서 열린 2018-2019 이탈리아 세리에 B 포지아와 원정경기에 선발로 출전, 전반 44분 팀의 추가골을 터트렸다. 베로나는 이승우의 활약으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도 이승우는 4-3-3 포메이션에서 왼쪽 윙어로 출격하며 6경기 연속 선발로 주전 자리를 완전히 굳힌 모습을 보여줬다. 최전방의 파치니와 함께 부지런히 베로나 공격을 이끌었다.

이승우는 전반 15분 감각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상대 키퍼에 막혔다. 혼전 상황서 파치니가 마무리하며 선제골로 이어졌다.
기세를 탄 이승우는 전반 추가 시간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상대 골키퍼가 제대로 쳐내지 못하자, 문전에서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으로 연결하며 골문을 갈랐다.
11경기만에 터진 골이었다.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문에 체력적인 어려움이 많았던 이승우는 주전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 포함 6경기 연속 출전하며 페이스를 끌어 올렸고 결국 골까지 터트렸다.
이승우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높은 평가를 내렸다. 칼치오 헬라스는 "이승우의 골은 표 값을 내도 될 정도로 멋진 역전골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이승우는 골에 대한 의지가 굉장히 강했다. 파치니의 선제골 상황에서도 이승우는 후방에서 연결된 볼을 전방에서 잡아낸 뒤 감각적인 슈팅을 시도했다. 그 후 파치니가 문전으로 달려들며 침착하게 골을 만든 것. 어시스트라고 봐도 될 정도의 움직임이었다.
이승우는 이날 승리를 할아버지와 할머니 덕분이라고 소개했다. 31일 이승우측 관계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건강이 좋지 않으신 상태"라면서 "이승우는 기분좋은 소식을 만들어서 컨디션이 좋아지셨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경기를 마친 뒤에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대신했다. 골을 넣은 것 보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건강에 대한 생각이 우선이었다"고 밝혔다.
이승우의 조부모에 대한 애정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15년 수원에서 열렸던 수원 컨티넨탈컵에서 그는 빨간 염색을 하고 훈련장에 나타났다. 당시에는 "특별한 의미는 없고 한국에 올 때마다 새롭게 하고 싶었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경기 후 이승우는 할머니를 언급했다. 그는 "할머니가 눈이 좋지 않으셔서 22명 선수 중 구분하실 수 있도록 머리를 염색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이탈리아 무대 마수걸이 골도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바쳤다. 효손 이승우가 더욱 힘내야 할 이유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