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가 NC 다이노스에 확실한 날개가 될 수 있을까. 그 결과는 ‘영건’ 투수들의 성장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지갑을 열어서 양의지를 붙잡은 NC다. 4년 125억 원이라는 역대 두 번째 최고액 계약. 그만큼 NC가 양의지에게 기대하는 바는 크고 다양한 역할을 맡아주길 바라고 있다. 안방의 전력 보강, 그리고 타선의 강화는 기본이다. 여기에 양의지가 맡아야 하는 중책은 성장이 지체됐던 ‘영건’들의 성장이다.
짧은 프랜차이즈 역사를 갖고 있고, 견고한 투수진으로 리그에 빠르게 연착륙한 NC다. 하지만 선발의 이재학, 불펜의 이민호를 제외하면 자체 육성 영건 투수들은 찾기 힘들다. 원종현, 김진성, 임창민 등이 NC에서 꽃을 피웠지만, 다른 구단을 거쳐서 뒤늦게 기량을 만개한 케이스. 육성의 성공이라고 보긴 힘들었다. 이재학은 2013년부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고, 토종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담당했다. 이민호도 불펜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현재는 팀 불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그 사이 가능성을 보인 투수들도 눈에 띄긴 했다. 장현식이 2017시즌 9승을 따내면서 토종 선발의 기대주로 떠올랐고, 좌완 구창모는 장현식과 함께 미래의 원투펀치를 이룰 것이라고 기대를 모았다. 우완 정수민, 배재환, 좌완 최성영, 노성호 등 갖고 있는 영건 자원들도 풍족한 편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온전히 1군에 자리를 잡았다고 보긴 힘들었다. 만개의 마지막 관문을 넘는 것이 힘들었다. 장현식은 팔꿈치 부상으로 2018년을 허송세월했고, 구창모도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하지 못하는 등 성장이 정체됐다. 다른 투수들도 가능성과 희망이 결과로 연결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잠재력을 어떻게 끌어내느냐가 관건. 수치로 계량화하긴 힘들지만, 투수의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는 훌륭한 포수의 존재다. 현재 경찰청 군 복무 중인 김태군도 충분히 가치 있는 포수였지만, 국내 최고의 포수인 양의지와 비견할 수는 없을 터. 양의지가 갖고 있는 독보적인 능력인 예측 불허의 볼배합과 리드, 홈플레이트 뒤에서의 안정감 등은 젊은 투수들이 갖고 있는 멘탈적 불안함을 해소시킬 수 있다. 당장의 전력 상승 효과도 중요하지만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어주길 바라는 게 NC가 양의지에 바라는 점이다.
현재 젊은 투수들이 좀 더 안정적으로 한 자리를 차지해줄 수만 있다면, 투수진의 질과 양 모두 높아질 수 있다. 과연 양의지의 역량으로 NC의 영건들은 날개를 달고 훨훨 비상할 수 있을까. 2019시즌 달라질 NC를 평가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