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축구대표팀의 조별리그 대결이 유럽 명장 대결의 장이다.
2019 UAE 아시안컵에 나설 한국은 중국, 키르기스스탄, 필리핀과 C조에 속했다. 중동팀이 없는 가운데 한국은 수월한 경기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규정에 따라 조2위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16강에 자동 진출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3위인 한국은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한다. 벤투 감독 부임 후 한국은 한 번도 패배를 당하지 않았다. 1997년 축구 국가대표팀 전임 감독제가 시행된 이후 신임 감독이 데뷔 후 7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세운 일은 처음.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 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중심으로 전술을 짜며 큰 성과를 얻기도 했다.

다만 그 후 여러 무대를 거쳐 중국에서 실패를 맛봤다. 슈퍼리그에서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을 맡으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기회를 동등하게 부여, 최선을 다하게 만들고 있다. 부담이 컸던 대표팀이 아시안컵을 위해 안착할 수 있던 것은 벤투 감독이 큰 영향을 미쳤다.
2019 아시안컵을 준비하면서도 벤투 감독은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중. 2018 러시아 월드컵서 활약했던 선수들중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들을 제외하고 현재 경기에 많이 뛰는 선수들을 합류 시켰다. 이청용(보훔)이 그 주인공. 벤투 감독은 아시안컵 우승을 통해 자존심을 세우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조 1위를 놓고 벤투호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평가받는 중국은 이탈리아 출신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FIFA 랭킹 76위 중국은 1984년과 2004년 두 차례 결승에 올라 모두 준우승을 거뒀다. 우승 경험은 없다.
리피 감독은 지난 2016년부터 중국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 이번 아시안컵에 나서는 선수들을 모두 중국 슈퍼리그 선수들로 채웠다.
중국 슈퍼리그서 리피 감독은 AFC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또 유럽에서는 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도 차지했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감독이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상태를 보면 의문만 커진다. 명장이 이끌고 있지만 큰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서 한국에 승리를 거두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시 중국의 상태로 돌아갔다. 무기력한 상태다. 지난해 열린 A매치서도 3승 3무 4패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아시안컵을 앞둔 평가전서 지난 12월 24일 이라크에 1-2로 졌고 28일 요르단과는 1-1로 비겼다. 리피 감독은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을 떠난다고 공언한 상태. 따라서 이번 아시안컵서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한국과 첫 경기를 펼치는 필리핀은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스웨덴 출신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이 이끌고 있다. 필리핀은 EPL에서 뛰는 골키퍼 닐 에더리지(카디프시티)가 합류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주전 거의 대부분이 귀화했거나 혼혈에 이중 국적을 가진 유럽 출신 선수들이지만 지난 2018 AFF 스즈키컵 준결승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에릭손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 박항서 감독과 지략대결서 밀리며 결승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이번 아시안컵 조별리그 통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태. 1일 새벽 베트남과 평가전서도 2-4로 패했다. 에릭손 감독의 축구는 시대의 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키르키스스탄은 알렉산드르 크레스티닌 감독이 이끌고 있다. 러시아 출신의 감독이지만 경쟁국들에 비해 경험도 적고 이름값도 떨어진다. 하지만 마흔살의 젊은 감독은 C조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크레스티닌 감독은 키르키스스탄 대표팀에 공격적인 스타일을 불어 넣으며 반전 기회를 만들 준비를 마쳤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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