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홈런왕 경쟁은 '토종 대 외국인' 구도의 자존심 대결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 과거 이승엽과 타이론 우즈의 경쟁이 가장 대표적이며 이후에도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가 홈런 1~2개 차의 박빙 승부를 벌인 시즌이 제법 있었다.
지난해에도 김재환(두산)이 44홈런을 터뜨리며 이 부문 1위에 등극했다. 제이미 로맥(SK), 박병호(넥센), 멜 로하스 주니어(KT)가 43개로 나란히 공동 2위를 형성했다. 그리고 한동민(SK)은 41홈런으로 5위에 올랐다.
올 시즌에도 토종 대 외국인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토종 타자 가운데 김재환과 박병호의 활약이 기대된다. 김재환은 타자에게 불리한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사용하면서 홈런왕에 등극할 만큼 파괴력이 어마어마하다. 힘만 좋은 게 아니다. 1군 통산 타율 3할1푼4리를 기록할 만큼 정확성도 뛰어나다.

KBO리그 최초 2년 연속 50홈런을 돌파한 박병호의 홈런왕 탈환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박병호는 지난해 부상 탓에 113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쳤지만 홈런 부문 공동 2위에 오르는 등 거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그 맛을 안다'고 했던가. 부상만 없다면 홈런왕 등극을 기대해도 좋을 듯.
박병호는 "지난해 부상 때문에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겨울에 잘 준비하겠다"며 "복귀를 하면서 전 경기 출장을 목표로 잡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지켜야 할 게 많다. 올해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3년째 KBO리그에서 뛰는 로맥과 로하스의 활약도 기대된다. 2017년 한국땅을 처음 밟았던 제이미 로맥(SK)은 타율 2할4푼2리(359타수 87안타) 31홈런 64타점에 그쳤으나 지난해 타율 3할1푼6리(528타수 167안타) 43홈런 107타점 102득점으로 상대 투수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메이저리그 복귀 대신 KT 잔류를 선택한 로하스 또한 창단 첫 홈런왕을 꿈꾼다. 이밖에 최정, 한동민(이상 SK), 제리 샌즈(넥센)도 홈런왕 후보로서 손색이 없다.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화기 위한 공인구 반발력 조정이 변수로 작용할 듯. KBO는 올해부터 국제 평균치에 맞춰 리그 단일 경기 사용구의 반발계수를 하향 조정됐다. 0.4134 이상 0.4374 이하로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일본 프로야구(NPB)에 비해 다소 높았던 반발계수를 0.4034 이상 0.4234 이하로 낮췄으며 변경된 기준은 시범경기 경기사용구부터 공식 적용된다. /what@osen.co.kr
[사진] 김재환-박병호-제이미 로맥-멜 로하스 주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