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동근과 김명민이 감동적인 수상 소감으로 '대상의 품격'을 보여줬다.
지난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공개홀에서는 '2018 KBS 연기대상'이 열렸다. MC는 전현무, 유이가 맡아 생방송을 이끌었다.
이날 '2018 KBS 연기대상'은 누가 대상을 받을지 초미의 관심이 쏠렸다. 이미 대상을 여러 번 수상한 바 있는 '같이 살래요' 유동근, '하나뿐인 내편' 최수종부터 '우리가 만난 기적' 김명민, '슈츠' 장동건, '최고의 이혼' 차태현, '같이 살래요' 장미희, '하나뿐인 내편' 차화연, '우리가 만난 기적' 김현주, '최고의 이혼' 배두나, '흑기사' 신세경, '추리의 여왕2' 최강희 등 쟁쟁한 후보들이 가득했기 때문.

팽팽한 긴장감이 형성된 가운데 올해 대상 시상자로 KBS 양승동 사장과 전년도 대상 수상자인 천호진이 등장했고, 이들은 유동근과 김명민의 이름을 호명했다. 이로써 유동근은 지난 1997년, 2002년, 2014년에 이어 4년 만에 네 번째 KBS 연기대상을, 김명민은 2005년에 이어 13년 만에 2번째 KBS 연기대상을 차지하게 됐고 말이다.
이에 후배인 김명민이 선배인 유동근을 배려해 먼저 "자격도 없는 저를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드린다. 남보다 가진 재능이 부족해서 항상 노력할 수 있게 해주셨다"라며 소감을 말하기 시작했다.
이어 그는 "제가 한때 모든 걸 포기하고 떠나려고 했던 그때, 제 연기 인생을 열어준 게 바로 이곳이다. 13년 전이나 지금이나 부족하지만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설 수 있게 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배우가 어떤 역이 주어지느냐', '어떤 멋진 역할을 연기할 수 있느냐'는 그 배우에게 큰 기회고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제게 그 기회를 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친정과 같은 KBS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끝으로 그는 "13년 전 그 각오를 잊지 않고 연기하겠다. 잊지 않는 그 순간까지 창조하는 연기자가 되겠다. 저 스스로 인정하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 저 스스로를 위해 연기하지 않는 배우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져 감동을 선사했다.
그런가 하면 유동근은 "황금돼지가 왜 제 품으로 왔는지 조금은 후회스럽기도 하다. 사실 '같이 살래요'는 장미희 씨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 제가 뭐한 게 있다고. 나이가 많아서 그런진 모르지만 이걸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라며 모든 공을 장미희에게 돌려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그는 "지상파에서 하나밖에 남지 않은 주말극이다. 우리 배우들은 이 방송국에 큰 사랑을 가지고 있고 시청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여기가 고향이었다"고 애정을 드러낸 뒤, "이제 2019년 황금돼지의 해를 맞아 제게 꿈이 있다면 대하드라마가 제발 부활했으면 좋겠다. 전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멋진 연기도 좋았지만 그 드라마로 의병이라는 단어를 배웠다. 시청자분들이 열기와 열정과 성원을 보내주시면 대하드라마가 반드시 부활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도와달라. 살려달라. 그리고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며 눈물의 소감을 전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그동안 수많은 세월을 연기에 바쳤음에도 초심을 잃지 않는 모습으로, 그리고 그 누구보다 연기를 사랑하는 모습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유동근과 김명민. 이날 대상의 주인공이 된 두 사람은 배우로서 진심이 담긴 수상 소감으로 '대상의 품격'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상황. 이에 어떤 역할을 맡아도 시청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이 '연기 본좌'들의 향후 행보에 벌써부터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nahee@osen.co.kr
[사진] '2018 KBS 연기대상'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