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의 '변형 스리백', 실패 단정은 이르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9.01.01 07: 09

변형 스리백, 실패라고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대회가 시작되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국제축구연맹 53위)은 1일 오전 1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바니 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69위)와 친선경기에서 유효 슈팅을 한개도 기록하지 못하며 아쉬운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벤투 감독은 부임 이후 A매치 7경기 무패 기록을 지켰다. 하지만 이날ㅇ도 무승부를 거두며 한국은 사우디 상대로 17번의 평가전서 4승 8무 5패로 열세를 이어갔다.

손흥민이 빠진 상태에서 아시안컵을 펼쳐야 할 벤투 감독은 부임 후 써왔던 전술 대신 변형 스리백 전술을 들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맞섰다. 홍철과 김진수 등 왼쪽 측면 수비수들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 벤투 감독은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전술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선수들은 제 자리에서 플레이를 펼치지 못했다. 황희찬은 저돌적인 움직임을 통해 공격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지만 수비에서는 제 갈 길을 찾지 못했다. 또 황인범도 전방에서 힘있는 플레이를 펼치지 못해 개인 기술이 좋은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을 상대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지 못했다.
그동안 벤투호는 골키퍼에서 측면으로 볼을 이동시킨 뒤 다시 중앙 수비진이나 수비형 미드필더들이 볼을 잡고 전방으로 볼을 연결하는 양상을 보였다. 철저한 빌드업을 통해 공격시에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중앙 수비수 출신으로 스리백 수비진을 구성했고 수비적인 경력이 많지 않은 선수들을 내보내면서 어려움이 따랐다.
비록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폼이 많이 떨어졌지만 개인기에서 한국 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드러나면서 벤투호의 변형 스리백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측면이 살아나지 못한다면 장점이 줄어드는 것이 분명하게 보였다.
물론 기본적으로 개인기가 뛰어난 팀과 대결이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어려움을 겪은 것이 사실이다. 후반서 김문환을 투입하며 경기력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었다.
손흥민이 없고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태라면 필리핀, 키르키스스탄 등 전력이 떨어지는 팀과 대결서는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다. 체격과 스피드에서 월등하게 앞서기 때문에 수비적인 안정감만 갖는다면 부상 선수가 늘어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변형 스리백은 나쁜 선택이라고만 판단할 수 없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처음으로 토너먼트 대회에 임한다. 따라서 여러가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우승을 위해서는 한 경기만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대표팀의 많은 선수들이 시즌을 끝난 상태에서 임했기 때문에 컨디션이나 체력적으로 어려움이 생겼다. 변형 스리백 전술을 사용하며 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났지만 성과가 없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경기였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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