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x김명민, 'KBS연기대상' 공동수상에도 박수받는 이유 [Oh!쎈 레터]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9.01.01 09: 55

“이런 공동수상은 환영”
하늘 아래 태양이 둘인 법은 없지만 KBS 연기의 신들 사이 대상 수상자가 둘이 나왔다. 그럼에도 모두가 인정하고 축하하는 이유. 주인공이 유동근과 김명민인 이유에서다.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신관 공개홀에서 '2018 KBS 연기대상’이 열렸다. 전현무와 유이의 진행으로 개최된 이 시상식에서  '같이 살래요' 유동근과 '우리가 만난 기적' 김명민이 공동 대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유동근은 지난 1997년, 2002년, 2014년에 이어 4년 만에 네 번째 KBS 연기대상을, 김명민은 2005년에 이어 13년 만에 2번째 KBS 연기대상을 거머쥐었다. 

연기에 대한 신념과 뭉클한 소감이 지켜보는 이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김명민은 “ 어떤 역이 주어지느냐. 어떤 멋진 역할을 연기할 수 있느냐는 그 배우에게 큰 기회고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제게 그 기회를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13년 전 그 각오를 잊지 않고 연기하겠다. 잊지 않는 그 순간까지 창조하는 연기자가 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유동근은 “황금돼지의 해를 맞아 올해에는 대하드라마가 제발 부활했으면 좋겠다.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멋진 연기도 좋았지만 그 드라마로 의병이라는 단어를 배웠다. 시청자분들이 열기와 열정과 성원을 보내주시면 대하드라마가 반드시 부활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도와 주십시오. 살려 주십시오”라고 진심으로 호소했다. 
김명민은 지난해 4월 방송된 ‘우리가 만난 기적’에서 송현철 역을 맡아 1인 2역을 해냈다. 은행 지점장 송현철A(김명민 분)는 출세와 야망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데다 내연녀까지 둔 나쁜 남자. 그런 그와 같은 이름에 생년월일까지 같은 또 다른 송현철B는 평범한 가정을 이끌며 중국집 운영을 준비하는 소시민이었다. 김명민은 전혀 다른 두 캐릭터가 영혼이 바뀐 설정을 훌륭하게 소화하며 ‘역시 김명민’ 찬사를 들었다. 
그는 오랜만에 드라마로 돌아와 다시 한번 인생 연기를 펼쳤다. 첫 방송부터 말 속에 가시를 가득 담아 아내와 회사 직원들에게 독설을 퍼붓거나 출세를 위해 줄서기를 하고 아내 몰래 바람까지 피우는 밉상 연기로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앞서 백미경 작가는 “이 캐릭터는 연기 잘하는 배우가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게 곧 김명민이었다. 
유동근은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에서 장미희와 함께 중년의 아름다운 로맨스와 가족의 의미를 안방에 전달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9월 9일 마지막 회는 36.9%의 전국일일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KBS 주말극의 저력을 입증했다. 그 중심에 유동근이 있었고 ‘가족끼리 왜 이래’에 이어 또다시 인상 깊은 아버지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흔히들 연말 시상식에서 공동 수상을 남발하면 시청자들의 불만은 커지곤 했다. 엄연히 1등은 한 명인데 너무 많은 트로피 뿌리기는 상이 가진 본연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시청자들 다수가 공동 수상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김명민과 유동근, 받을 만한 연기자들이 대상을 품은 까닭이다. 
공동 수상하고 박수 받기 힘든 그 어려운 일을 ‘연기의 신’ 유동근과 김명민이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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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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