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대물루키 김기훈(18)이 1군 캠프에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2019시즌 KIA 마운드에 가세한 루키 김기훈이 새해벽두부터 관심을 불어모으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김기훈을 오는 2월 시작하는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참가명단에 이름을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례적인 조치이다. KIA 감독으로 부임한 2015시즌 박정수 이후 고졸 신인투수들은 주력 캠프에 데려가지 않았다.
이유는 부상 우려였다. 아직 고교선수의 때가 빠지지 않은 가운데 1군의 대선배들과 훈련을 하다보면 과욕을 부릴 수 있고 부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2군 캠프에서 시작하도록 했다. 작년 고졸루키 하준영은 오키나와로 부름을 받았지만 캠프 출발은 대만 2군이었다. 이런 원칙이 3년 만에 김기훈에 의해 깨질 것으로 보인다.

김기태 감독은 "기훈이는 전국구 선수 아닌가. 좋은 투수가 왔다고 기대감이 높다. 코치들도 오키나와 캠프에 데려가고 싶어한다. 내 생각에도 기훈이의 능력을 보고 싶고 팀에게도 활력을 불어넣는 등 여러가지로 도움이 될 것이다. 몸이 아프지 않으면 캠프 명단에 넣겠다"라고 말했다.
역시 전제가 깔려 있다. 몸 상태에서 합격 판정을 받아야 오키나와행 티켓을 쥘 수 있다. 개막이 빨라져 2월 초반부터 곧바로 캠프 실전에 돌입하는 만큼 몸이 준비되지 않는다면 탈락할 수도 있다. 이대진 투수 코치도 "몸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해 1월 중반 캠프참가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훈은 겨우내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몸을 만들어 합격 가능성이 높다.
김기훈은 작년 신인 지명에서 KIA의 우선지명(1차)을 받았다. 동성고의 에이스이자 청소년 국가대표의 간판투수로 활약했다. 최고구속 150km짜리 강속구를 던지고 볼의 힘이 좋다는 평가이다. 마운드에서 근성과 배짱도 두둑하다. 에이스로 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사명감도 강해 장차 양현종의 뒤를 잇는 투수로 기대받고 있다.
더욱이 팀은 선발진에 젊은 얼굴이 필요하다. 2017시즌 임기영이 등장해 관심을 모았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흔들렸다. 작년에는 고졸 2년차 우완투수 유승철이 각광을 받았지만 불펜 요원이었다. 이민우도 선발이 아닌 불펜요원이다. 양현종의 뒤를 잇는 새로운 선발투수가 나와야 한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루키 김기훈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물론 당장 올해 1군의 주력 투수가 되기는 쉽지 않다. 작년 최고 구속 150km를 찍었지만 평균스피드는 140km 정도였다. 스피드업과 동시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와 제구력까지 보완점이 많다. 프로에서 선발로테이션 혹은 불펜의 잦은 등판을 견뎌내는 몸과 스태미너를 만들어야 한다. 일단은 1군 데뷔가 목표이다.
일단은 첫 무대인 오키나와 캠프에서 어떤 잠재력을 보여줄 것인지 눈길이 쏠린다. 어린 루키의 당찬 모습을 본다면 선배들도 자극을 받을 수 있다. 대외 실전 마운드에서 잠재력을 과시한다면 개막 1군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우상이던 고교 선배 양현종과 함께 나란히 불펜투구를 하는 모습이 쾌나 흥미로울 듯 하다. 새해 첫 태양과 함께 루키 김기훈의 프로 인생도 힘차게 시작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