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달 푸른 해' 아버지에게 학대를 받은 김법래가 차학연에게 다시 학대를 가하며 학대의 대물림이 이뤄지는 과정은 소름을 유발했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에서는 살인용의자로 몰린 은호(차학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한울센터 원장 송호민(김법래 분)은 은호를 찾아와 자신의 뒤통수를 쳤다며 은호를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우연히 이 장면을 목격한 우경(김선아 분)에 의해 위기를 넘긴 은호는 오히려 가해자 송호민을 옹호했다. 우경은 은호에게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지만 은호는 "모르는 척 해달라. 못 본 걸로 해달라. 원장님은 가족같은 분들이다. 그 분들 덕분에 이렇게 살고 있는 거다. 간섭하지 말라"고 말했다.

송호민과 은호는 비슷한 나이대로 어린 시절부터 큰 원장의 밑에서 함께 커온 사이. 원장님은 어떤 분이냐는 말에 은호는 "원장님이 욱하는 데가 있지만 나쁜 분은 아니다. 겁도 많고 마음도 약하다. 정도 많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원장님과 저 사이에는 선생님이 보지 못한 게 더 많다"고 감쌌다.

송호민은 심지어 자신이 벌인 살인을 은호에게 뒤집어 씌웠고 은호는 송호민이 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를 숨겼다. 그간 은호는 큰원장의 아들인 송호민이 사고를 치면 자신이 수습을 해왔던 것. 은호는 자신이 살인자로 몰리는 상황에서도 큰 원장이 두려워 늘 하던대로 원장이 벌인 일을 수습한 것.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지헌(이이경 분)에게 은호는 한 번 정해진 사람 관계는 변하지가 않는다. 벗어나고 싶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해도 그게 잘 안된다. 성장하고 다시 만났어도 그건 변하지 않더라. 그 화면을 봤을 때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이거였다. 큰 원장님 아시면 안되는데. 형사님은 이해 못하시겠죠. 저는 아직도 큰 원장님 아시는게 제일 무섭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했던 것을 그대로 은호에게 되풀이 하고 있었던 송호민은 체포된 후에도 "아버지한테는 말하지 말라"며 눈물을 흘렸다. 어차피 감옥에 가니 아버지를 만날 수 없다는 지헌에 말에 송호민은 오히려 편안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큰 원장과 떨어지라는 지헌의 충고에도 은호는 학대를 받으면서도 다시 큰 원장에게로 돌아갔고 우경에게 전화해 "선생님 덕분에 살았다. 고맙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겨 궁금증을 더했다. 이처럼 매회 다양한 아동학대 케이스로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는 '붉은 달 푸른 해'가 앞으로 또 어떤 전개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킬지 기대가 모아진다. /mk3244@osen.co.kr
[사진] '붉은 달 푸른 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