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식당' 백종원 가라사대 "피자집 아무나 합니까" [손남원의 연예산책]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9.01.03 09: 33

보고 있자면 삶은 고구마를 입에다 꾸역꾸역 밀어넣는 기분이다. 속이 꽉 막히고 답답하다. 도대체 사이다는 언제 줄겨? 이러다 답답해 미칠 지경이구만.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피자집 편을 보고난 감상 소감이 그렇다.
'골목식당'에는 참으로 다양한 자영업자, 그중에서도 식당 종사자들이 출연한다. 별다른 준비나 고생없이 인테리어만 그럴듯하게 돈을 들여 식당을 창업한 강심장들이 백종원 사부와 시청자 속을 끓게하는 주인공이다. 정말 "식당 아무나 합니까" "(저렇게 운영하면서)안 망하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반응이 절로 나온다.
가르치는 백종원은 더 답답하다. 잘 먹고 잘 살 수 있도록 돕겠다는 데 배우는 쪽의 자세와 열의가 삐딱한 경우다. 잘 나가는 식당 운영법과 맛집 메뉴의 레시피 및 노하우를 공짜로 가르치려던 그가 가끔 제자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는다. "어이구, 머리야" TV 프로 모니터든 뭐든, 채널을 확 돌려버리고 싶은 순간이다. 백종원도 속으로는 확 때려치고 싶을거라는 느낌이 확 온다. 

2일 방영된 서울 청파동의 한 피자집 사장님이 그랬다. 인생 참 우아하게 사시는 분이다. 이것저것 하고픈 거 다하고, 이제 돈이 다 떨어져 피자집을 차리셨다. 타고난 음식 센스나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얻은 지식은 꽤  뛰어난듯 하다. 거꾸로 이같은 재주가 엉뚱한 고집과 불필요한 자만감을 키운 것일까. 
그의 형편없는 손님 접대와 태도에 백종원과 시식단 모두 뿔이 났다. 말을 할 수 없어 그렇지, TV 앞에 앉은 시청자는 머리와 속에 쌍뿔이 돋았을 게 분명하다. "아무리 예능 프로라지만 이건 쇼가 아니야"  
한 마디로 피자집 사장님은 세상만사를 꿰찬 달인처럼 행동한다. 손님의 입맛도 알고 지구촌 맛난 음식들의 요리법도 꿰찼다.(feat. 본인 생각) 그렇지 않고서야 제멋대로 시식단을 대하는 그 자신감을 설명할 길이 없다.  쉐프 아닌 요리사를 자처하는 백종원식 지도가 자신의 양에 차지않는 분위기다. 그런데 왜 장사는 안될까? 고민도 안되는 모양이다. 
어릴 적 부모님들이 자주 하시던 말씀이 있다. "식당 그거, 아무나 하는 거 아니다. 정말 힘든거야"라고. 맛집이라고 소문나서 손님들 줄이 길게 늘어선 식당들 얘기가 회자될 때마다 많은 젊은이들이 창업을 꿈꾼다. 하지만 백종원 말처럼, 꽈배기를 몇 년이라도 열심히 꽈 보고서 맛있는 꽈배기를 팔겠다고 나서는 게 정석이다. 피자집에 가려진 또 한 명의 철부지 식당주인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세상에서 가장 까다로운 게 아마 손님 입맛일거다. 한 번 호되게 망해본 경험이 있는 백종원은 그걸 아는 것일 뿐이고. /mcgwire@osen.co.kr
[사진] ‘백종원의 골목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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