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잃은' 임창용, 왜 KBO 구단에 외면받을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9.01.03 16: 02

 '무적 신세'가 된 임창용(43)이 2019시즌에도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수 있을까. 대만 언론에서 '임창용이 대만 진출을 시도했지만 여의지 않다'는 보도가 나왔다. KIA에서 자유의 몸으로 풀린 그에게 손을 내밀 KBO리그 구단은 없는 걸까.
2018시즌, 임창용은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20대 선수 못지 않은 체력과 구위를 선보였다. 지난해 임창용은 37경기(선발 12경기)에 출장해 5승 5패 4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5.42를 기록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필승조와 5선발 노릇을 했다.
시즌 중반까지는 불펜으로 뛰면서 23경기에서 1승 4세이브 4홀드 4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2.92를 기록했다. 6월부터 한 달 동안 2군에 내려갔다가 복귀해서는 선발로 보직이 바뀌었다. 7월 중순부터 선발로 나서 12경기에서 3승 4패 평균자책점 6.64를 기록했다.

임창용은 한미일 통산 1000경기 출장 이정표를 달성했다. 그 어느 투수도 이루지 못한 기록(1004경기까지 늘렸다) 그럼에도 특유의 유연한 몸과 신체 밸런스로 1년을 더 뛰는데 문제없어 보인다. 지난해 KIA의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후 임창용은 "연봉은 상관없이 선수로 더 뛰고 싶다"며 현역 연장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해를 넘겨서도 임창용의 거취는 감감무소식이다.
임창용은 KBO리그가 아닌 대만 진출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 언론 SETN은 2일 "임창용이 에이전트를 통해 CPBL 구단과 계약을 타진했다. 대만 구단은 나이가 많은 임창용의 선발 능력에 의문을 갖고 있어 회의적이다"고 전했다. CPBL 구단은 외국인 투수로는 대부분 '이닝 이터'를 원하기에 임창용의 대만 진출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KBO리그 팀들이 임창용을 외면하는 것은 실력 외에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불펜이 약한 수도권 A구단의 관계자는 "구위는 여전히 괜찮다고 본다. 이미 베테랑 투수를 영입해 보강해 임창용까지 끌어안기는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베테랑 선수의 영입은 단순히 선수 1명이 늘어나는 것 이상으로 신경 쓸 일이 많다. KIA와 결별 과정(시즌 도중 2군행)도 타 구단에서는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 시즌 중간에 2군행을 둘러싼 이야기와 시즌 후 매끄럽지 못하게 헤어진 일을 타 구단들은 세세히 알고 있다.
B감독은 "필요해서 베테랑을 영입한 뒤에 부진하다고 해서 2군에 내려보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라커룸 분위기 등 팀 케미스트리도 고려된다.
임창용의 구위만 놓고 보면 불펜이 약한 LG, KT가 매력을 느낄 만 하다. 솔직히 KBO리그에서 투수 자원은 어느 팀이든 넉넉한 팀은 없다. 실력 외적인 부분은 전혀 고민하지 않는 팀이 있다면, 임창용에게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은 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치르며 마운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팀은 마지막으로 임창용 카드를 생각해 볼 여지는 있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