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의 특별한 역할"..'도올아인' 단연 유아인다운 선택[Oh!쎈 현장]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9.01.03 17: 52

배우 유아인다운 선택이다.
3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 KBS1 '도올아인 오방간다'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도올아인 오방간다'는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특별기획 방송으로 형식과 장르를 파괴한 ‘신개념 지식 버라이어티 쇼’. 오방간다는 동, 서, 남, 북과 그 중심까지 ‘모든 방향을 아우른다’ 뜻과 젊은 세대 사이에서 흔히 사용되는 ‘즐겁고 흥겨운 상태’의 뜻을 담고 있다.  영광과 오욕이 교차한 지난 100년의 시간과 청년과 노년의 세대를 넘나들며 주제와 형식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유롭고 신명나게 놀아보는 것이다. ‘오방간다’라는 제목은 유아인이 지었다는 전언이다.

일단 유아인의 첫 TV쇼 도전으로 가장 큰 눈길을 끈다. 김용옥은 유아인의 출연에 대해 "제가 먼저 유아인에게 제안했다. 안 나오면 죽는다고 집에 모셔놓고 협박했다. 간신히 설득해서 이 프로그램을 하게 됐다"라고 설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시작은 영화 '버닝'이었다. 김용옥은 "영화 '버닝'을 보고 제가 큰 감명을 받았다. ('버닝'의 연출가)이창동 감독님과는 워낙 평소에 교류하는 사이라 그 분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가 유아인이 내면의 뭔가를 표현가고 싶은 충동이 가득 찬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알게 됐고 본인이 어느 순간 날 찾아왔다"고 유아인의 출연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버닝'을 통해 유아인에 대한 호기심을 키운 김용옥은 유아인을 직접 만나기에 이르렀다.
김용옥은 "우리 집 밥이 맛있는데 (유아인이)이렇게 독특한 순수한 우리 쌀밥을 제게 주시냐고 하더라. 거기서 반했다. 흰쌀밥의 맛을 느낄 줄 안다는 건 대단한 경지"라며 "그러던 중 KBS에서 강연 프로그램을 하자고 했는데 유아인과 함께 하면 나의 메시지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과정에 대해 전했다.
그렇다면 유아인이 이 프로그램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유아인은 “저 역시 배우로서 한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도무지 벗어날 수 없는 대한민국 정체성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고민하던 찰나에 도올 선생님을 만나 뵙게 됐고 특별한 제안을 받았다”라며 "TV 프로그램을 통해 저를 응원해준 분들과 보다 인간적인 모습으로 함께 해답을 찾고 싶었다”라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대답했다.
언제나 '자신의 목소리'를 거침없이 내는 것으로도 유명한 유아인. 그는 자신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 "그다지 (나를 향한)편견을 깨고자 하는 의지가 없다"라며 "다만 글이나 파편적인 이미지, 배역의 이미지고 나에 대한 일정 이미지를 갖고 있는 분들에게 폭넓은 인간의 모습, 감당하면서 살아가고자 하는 국민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보다 다양한 면면을 통해 여러분들이 저에 대해서 다양한 해석을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도올아인 오방간다'를 통해 대중에게 좀 더 색다른 인간 유아인을 보여주고 싶다는 희망을 드러냈다.
더불어 유아인은 "익숙한 그림은 아니겠지만 선생님과 함께하는 순간이 세대와 영역을 넘어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는 과정이다. 이 그림들이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삶과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이라고 전달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진심어린 포부를 드러냈다.
김용옥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합이 완전히 시원하게 맞진 않는다"라면서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고희를 맞은 어른과 시간을 보내본 적이 없다. 그 순간을 감지하는 것이 시사하는 바가 컸다. 내가 얼마나 우물 안에서 살아왔나. 타인과 호흡하지 못하고 살아왔나 생각했다. 우리가 격식을 벗고 마음 대 마음을 주고 받아 소통하는 게 특별했다"라고도 털어놨다.
그런가하면 김용옥은 유아인에 대해 "아주 일관되게 실존적 의미를 묻는다"라고 설명하며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역사 지식은 안 통한다. 집요하게 질문하는데 그게 고맙고 나를 의미 있게 만든다. 새로운 차원의 의미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한다는게 매우 고마운 일이다"라고 평했다.
또한 "배우든 연예인이든 대중문화를 이끌어가는 것은 유아인이다. 내가 아니라 유아인이 현대 사회의 주역"이라며 "이 사회에 의미를 던져주는 무게 있는 존재로 서양에는 그런 배우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가 한류 같은 것을 얘기한다면 그 단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역사적 단계에서 유아인이라는 존재가 연예계를 대표해 특별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라고 유아인이 연예계에서 특별한 역할을 한다고도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김용옥은 ‘도올아인 오방간다’를 맡으며 ‘설교를 하지마라’를 첫 주문으로 받았다고. 토론을 거쳐 그의 생각을 전달해주는 이가 유아인이다. 유아인은  "선생님께서 굉장히 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는데, 나는 젊은 세대의 입장에서 젊은이들에게 어떤 의미로 전달될 수 있을까 깊은 고민이다. 나다운 목소리로, 거리의 목소리로 고견을 전달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용옥은 "도올은 꼰대, 유아인 자기 주장 강한 배우, 그런 반론이야말로 우리에게 생명을 준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금 더 진실하고 유익한 가치관을 던져줄 수 있다면 만족한다"고 전했다.
오는 5일 오후 8시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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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youngrae@osen.co.kr,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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