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추적 코미디를 표방한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가 이달 16일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용산CGV 아이파크몰에서 ‘그대 이름은 장미’(감독 조석현, 제공 미시간벤처캐피탈, 배급 리틀빅픽처스, 제작 엠씨엠씨)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오는 16일 개봉에 앞서 언론 및 평단에 먼저 공개한 자리였다.
이날 홍장미 역을 맡은 유호정과 하연수, 장미의 첫사랑 유명환 역을 맡은 박성웅과 이원근, 싱어송라이터 최순철을 연기한 오정세와 최우식, 장미의 딸 홍현아 역을 맡은 채수빈, 연출을 맡은 조석현 감독 등이 참석했다.

‘그대 이름은 장미’는 지금은 엄마 홍장미 앞에 첫사랑이 나타나면서 그녀의 감추고 싶은 과거사가 공개되는 과정을 담은 코미디. 영화 ‘써니’(감독 강형철)에서 주연을 맡았던 유호정이 8년 만에 원톱 주연으로 스크린에 컴백했다.
유호정은 이날 “영화를 보는 내내 엄마가 떠올랐다. 제가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나를 키운 엄마는 어땠을지 생각했다"며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내가 조금만 더 일찍 이 작품을 만났으면 어땠을까?' 싶었다. 연기하면서 엄마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보고 제가 이 역할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출연과정을 전했다.
홍장미는 잘 나가는 아이돌 그룹 멤버가 될 뻔 했지만, 딸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포기한 평범한 엄마다. 화려한 과거를 버리고 자식에 대한 깊은 사랑을 가진 인물. 유호정은 “극중 순철, 남사친인 그의 눈빛을 받는 게 너무 행복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제가 안 할 이유가 없겠구나라는 생각에 임하게 됐다”는 추가 설명을 덧붙였다.
장미는 20대 초반 젊은 시절, 잠재된 재능과 실력을 키워 가수 데뷔를 앞뒀지만, 예기치 않은 사고로 꿈을 포기하고 평범한 여자로 살아간다. 하지만 자식을 키우는 엄마로서 여러 가지 문제에 당면하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된다.

채수빈이 장미의 하나뿐인 딸 현아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엄마와 딸이 주는 감동 포인트가 와 닿았다. 연기하면서도 되게 즐거웠다. 오늘 보고 나서도 참 따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진중한 카리스마부터 부성애까지, 대체불가한 박성웅이 장미의 첫사랑 유명환으로 분했다. 박성웅은 “약한 연기를 하는 게 이렇게 힘들지 몰랐다.(웃음) 연기를 하고 나서 보니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거 같다”고 말했다.
박성웅은 미국 유학파 출신 대학병원 교수이자 홍장미의 첫사랑 명환으로 분했다. “피 없이 잔잔한 멜로는 처음이다”라고 농담을 한 뒤 “사실 촬영장에 가면서도 되게 설렜다. 가면 열심히 잘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에 선택했다. 결과물이 좋아서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오정세는 장미 옆의 순정남 최순철 역을 맡아 다시 한 번 연기력을 과시했다. “우리 어머니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던져준 시나리오였다”며 “순철이 장미의 옆에서 20년 이상 묵묵히 사랑해주는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꼭 같이 촬영해보고 싶었다”고 작품에 임한 이유와 만족도를 드러냈다.
두 사람이 현재의 인물이라면, 하연수 이원근 최우식이 1970년대 청춘남녀로 분했다. 세 사람의 삼각로맨스가 그 시절 청춘들의 정서를 제대로 반영했다.
홍장미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하연수는 “제가 살아 보지 못한 시절을 연기해서 잘 보여드릴 수 있을지 고민했다. 유호정 선배님께서 절절하게, 자연스럽게 장미를 표현해주신 거 같다. 선배님에 비해 제가 한 없이 부족한 연기를 했지만, 선배님 덕분에 제가 잘 묻어갈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유호정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제가 아직 딸을 낳아 본 적은 없지만 연기를 하면서 엄마를 생각했다. 나팔 바지, 링 귀걸이를 한 엄마의 사진을 보면서 모르는 부분을 도움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유호정 선배님의 어린시절을 연기한다는 게 죄송스럽고 부담스러웠는데, 데뷔 초에 했던 뮤직드라마를 경험으로 감독님과 치밀한 상의 끝에 표현했다”고 말했다. 하연수는 “사실 장미의 딸 현아 역할이 탐이 났었다.(웃음) 모녀 연기를 해보고 싶었던 게 있는데(웃음) 오늘 영화를 보고 나니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보면서 많이 울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원근은 유명환의 어린시절을 맡았다. “감독님이 제게 꾸미는 연기는 하지 말라고 하셨다. 감독님이 문자로 ‘내가 생각한 명환은 이렇다’고 말씀해주셨지만, 무엇보다 참고는 하되 너무 그대로 따라하지 말라고 하셨다”면서 “제가 생각한 명환은 아버지에 억압된 모범생이었다"고 캐릭터를 분석한 과정을 전했다. 성인이 된 명환은 박성웅이 맡았다.
한편 순철의 어린시절을 연기한 최우식은 “순철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마치 등산할 때 쓰는 지팡이 같았다”며 “지팡이처럼 다른 사람을 한 걸음 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인물 같다. 특히 그동안 제가 즐겨하던 캐릭터 같아서, 장점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미와의 러브라인에 집중하지 않아도 인간 대 인간으로서 (그녀를)도와주는 게 예쁘게 보여서 끌렸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최우식은 데뷔 전부터 조석현 감독과의 인연이 깊었기에 큰 고민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그대 이름은 장미’는 초반 20대 청춘남녀의 꿈과 사랑을 그리지만, 중반부터 결말까지 모녀의 스토리에 집중한다. 사소한 일로 싸우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친구처럼 지내는 모녀의 일상이 공감대를 높인다. 조석현 감독은 “‘써니’와 비슷한 구조가 있지만 다르다. 저는 엄마 홍장미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었다. 엄마가 아닌 홍장미라는 사람으로서 느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러닝 타임 126분. 12세 관람가./purplish@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