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최대어로 꼽힌 양의지(32)는 포수 포지션으로 인해 가치가 높았다. KBO리그 현역 최고 포수로 손색이 없다.
NC는 두산과 경쟁에서 양의지를 얻기 위해 4년 125억 원이라는 거액을 베팅했다. 역대 FA 최고액 2위, 지난해 김현수(LG·115억 원)보다 더 많은 금액이다. 게다가 NC는 두산에 보상금 12억 원과 보상 선수 이형범(투수)까지 내줬다.
2019년, 양의지는 만 32세가 된다. FA 4년 계약 기간은 만 32~35세 시즌이 된다. 노쇠화가 단숨에 오기도 하는 포수 포지션 특성상 미래 부담도 있다. 과거 박경완(은퇴), 강민호(삼성)가 그랬다. 포수들이 1000경기 이상 출장이 누적되면 대부분 신체에 부담이 누적된다고 한다. 보호 장비를 착용하는 포수는 허리, 무릎, 팔꿈치 등에 이상 신호가 타 포지션보다 빨리 온다.

양의지는 31세인 2018시즌까지 KBO리그에서 1066경기 출장했다. 2008~2009년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퓨처스리그 146경기를 더하면 1212경기다. 2006년 프로 입단해 2년간 주로 2군에서 뛴 경기는 제외.
데뷔 초반부터 주전으로 육성된 강민호는 31세 시즌인 2016년까지 1365경기를 출장했다. 박경완은 31세 시즌인 2003년까지 1246경기에 출장했다. 31세까지 강민호가 가장 많은 경기에 출장했고, 박경완과 양의지는 비슷하다.
박경완은 31세 2003시즌을 앞두고 SK와 4년 FA 계약을 했다. FA 계약 첫 해인 31세 시즌에는 타율 2할5푼 15홈런 OPS .817로 아쉬웠다. 32~35세 시즌을 보면 첫 1년만 맹활약하고, 이후 33세 시즌부터는 평범한 성적에 그쳤다.
# 박경완의 32~35세 시즌
32세 2004시즌 132경기 타율 2할9푼5리 30홈런 OPS 1.036
33세 2005시즌 114경기 타율 2할4푼5리 11홈런 OPS .746
34세 2006시즌 111경기 타율 2할5푼3리 13홈런 OPS .756
35세 2007시즌 119경기 타율 2할4푼7리 15홈런 OPS .797
강민호는 32세 시즌이 2017년 롯데에서 FA 재취득을 앞둔 해였다. FA 자격을 얻고는 삼성과 FA 계약(4년 80억)를 맺고 2018년 33세 시즌을 치렀다. 이제 34~35세 시즌을 앞두고 있다.
# 강민호의 32~34세 시즌
32세 2017시즌 130경기 타율 2할8푼5리 22홈런 OPS .843
33세 2018시즌 129경기 타율 2할6푼9리 22홈런 OPS .788
강민호는 30세 시즌(2015년)에 타율 3할1푼1리 35홈런 OPS 1.060, 31세 시즌(2016년)에 타율 3할2푼3리 20홈런 OPS .982로 좋은 공격력을 보였다. 양의지의 30~31세 시즌보다 성적이 더 좋았다. 그러나 32~33세 시즌에는 점점 하락세다. 올해 타자에 유리한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사용하면서 타율, OPS 등 공격력은 지난해보다 떨어졌다.

물론 수비, 투수 리드 측면이 포함되지 않은 공격만 살펴봤다. 100억 이상이 넘는 초대박 FA라면 포수라고 해도 공격력까지 크게 기대하는 금액이다. 125억을 투자한 양의지는 3할 타율과 20홈런은 최소 기대치일 것이다. 박경완과 강민호도 '공수'를 모두 갖춘 포수, 수비 기여도는 양의지 못지 않다는 평가였다.
양의지는 최근 4년간 평균 타율 3할2푼2리 79홈런 303타점을 기록했다. 10구단으로 확대되면서 구단마다 투수층이 얇아지고, KBO리그에 극심한 타고투저가 이어지는 시기다. 양의지가 좋은 포수인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32~35세의 포수가 어느 정도 공격과 수비를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투고타저가 계속 이어질 전망은 양의지에게 유리하다. 잔부상 관리에 최대한 신경써야 한다.
FA 계약이 지난 성적을 보상하는 것이 아닌 앞으로 4년을 기대한다면 양의지는 NC에서 4년간 최근 성적을 유지하면서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 박경완, 강민호와는 다르다는 것을 입증한다면 NC는 '오버페이'에도 웃을 수 있다. NC가 투자한 금액은 보상금 12억 원까지 포함하면 137억 원이다. 역대 FA 최고 계약인 이대호(150억 원)보다 13억 원 적을 뿐이다.
한편 NC는 오는 8일 마산구장 옆 사보이호텔에서 양의지의 입단식을 열고, 'NC 유니폼'을 입은 양의지가 첫 선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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