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야구 신동' 원태인(삼성)이 당찬 각오를 내비쳤다.
경북고를 졸업하는 원태인은 뛰어난 체격 조건(184cm 92kg)을 바탕으로 지난해 고교 야구에서 12경기 마운드에 올라 47⅓이닝을 소화하며 6승 1패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0.96. 또한 60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탈삼진율 11.49를 찍었다.
원태인은 완성형 우완 정통파. 묵직한 직구 구위와 구속 모두 뛰어나며 직구 회전력이 좋아 쉽게 공략당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또한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 레퍼토리가 다양하다. 특히 슬라이더, 체인지업의 구종 완성도가 높아 프로 무대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야구 신동'이라는 수식어처럼 스트라이크존 활용 및 변화구 구사 능력은 고교 최상위권 수준.

두둑한 배짱을 바탕으로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주자 견제 및 수비 등 기본기가 탄탄하다. 습득 능력이 뛰어나 향후 프로 무대에서도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마운드의 세대교체를 추진 중인 삼성은 원태인이 영건 돌풍의 새로운 주인공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음은 원태인과의 일문일답.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가.
▲구단 측의 배려 덕분에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열심히 몸을 만들었다. 상체보다 하체가 좋은 편이 아니기에 하체 근육 및 코어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트레이너님들께서 관리를 잘 해주셔서 좋은 컨디션으로 합류하게 됐다.
-백정현, 장필준 등 팀내 주축 투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여러 부분에서 도움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선배님들께서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캠프 때 어떻게 해야 하고 절대 오버 페이스를 하면 안 된다고 말씀해주셨다. 1군 무대에서 성공하신 선배들의 경험담이기에 확 와닿았다. 나이 차가 많다 보니 먼저 다가가는 게 쉽지 않았는데 편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어릴 적부터 '야구 신동'이라 불릴 만큼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하게 됐는데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은 없는가.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가득하다.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오치아이 에이지 투수 코치는 '신인왕에 등극해야 할 원태인'이라고 표현할 만큼 기대감이 남다르다.
▲기사를 보자마자 큰 힘을 얻었다. 기사를 캡처해 가족들에게 자랑했었다. 코치님의 기대에 보답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현재로선 계투 요원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상황에 따라 필승조의 일원이 될 가능성도 열려 있는데.
▲야구를 시작한 이래 중요한 상황에서 자주 등판하며 위기 상황을 즐기는 편이다. 물론 아마추어와 프로는 하늘과 땅 차이다. 아마추어 무대에서의 자신감을 토대로 코치님들께 열심히 배워 기량을 끌어올린다면 프로 무대에서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강백호, 양창섭, 곽빈 등 고졸 신인 돌풍이 거셌다. 올 시즌에도 고졸 신인 돌풍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청소년대표팀에서 함께 뛰었던 친구들과 1군 무대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신인왕은 내가 차지하겠다. (김)대한이는 투수를 할지 타자를 할지 아직 모르겠지만 투타 대결을 하게 되면 제대로 한 번 붙자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리고 청룡기 고교야구대회에서 (노)시환이에게 안타를 맞았는데 직구를 던졌다면 삼진 또는 범타로 유도했을 텐데 삼진을 잡겠다는 마음이 앞서 변화구를 던졌다가 안타를 맞았다. 시환이와 1군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면 직구로 제대로 맞붙고 싶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성격이 진중한 편이다. 마인드 컨트롤의 비결이 궁금하다.
▲중학교 때까지 감정 기복이 심했다. 언젠가 7실점하는 등 크게 무너진 적이 있는데 형이 따로 불러 '맞더라도 혼자 흥분하고 고개를 떨구며 땅바닥을 쳐다보면 자신감을 더 잃게 된다. 홈런 혹은 안타를 맞더라도 당당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형의 조언 덕분에 마음의 안정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됐다.
-롤모델은 누구인가.
▲윤성환 선배님이시다. 물론 지난해 주춤한 모습을 보였으나 배울 게 정말 많은 선배다. 변화구 가운데 가장 잘 던지고 싶은 구종이 커브인데 윤성환 선배님께서 삼성에 잔류하셔서 커브를 잘 던질 수 있는 노하우를 터득할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등번호가 궁금하다.
▲46번을 달기로 했다. 남는 등번호 가운데 골랐는데 내 생일(4월 6일)과 같아 잘 풀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처음 사용하는 등번호지만 등번호의 가치는 내가 어느 만큼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늘 하는 이야기지만 어릴 적부터 적잖은 관심을 받아왔고 많은 분께서 기대하시는데 캠프 때 좋은 모습을 보여 올 시즌 1군 무대에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