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에서 깬 수원 삼성이 전 주장의 음주 운전이라는 악재에 정면 돌파를 택했다. 이제 후속 움직임이 중요하다.
수원은 지난 4일 구단 SNS를 통해 2018시즌 주장으로 활약했던 김은선의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그는 2014년 이적 이후 뛰어난 활약으로 팀의 대들보 역할을 한 선수다. 2017년 군 제대 이후 2018년에는 팀의 주장로 임명되기도 했다.
하지만 김은선은 지난해 12월 28일 서울에서 술자리를 가진 이후 차를 몰다 접촉 사고를 내서 음주 운전 사실이 발각됐다. 그는 바로 이 사실을 구단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은 선수의 음주 운전 사실을 숨기려나 외면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택했다.

지난 3일 시무식을 시작으로 수원 구단의 2019년이 시작됐다. 시무식이 끝난 직후 2019년 수원 구단의 첫 업무는 바로 김은선의 자체 상벌위원회였다. 대표이사, 단장, 운영팀장, 감독이 한자리에 모여서 고심 끝에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이날 수원은 5대 이임생 감독의 첫 공식 기자회견을 앞두고 있었다. 구단은 언론의 관심이 쏠린 상황서 문제를 인정하고 빨리 김은선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이러한 정면 돌파의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윤리적인 문제기 때문이다.
수원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선수이 실력이나 입지를 신경쓰지 않고 가장 중요한 도덕적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일벌백계-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강한 처벌을 내렸다. 프로축구연맹의 판단을 기다리기보다는 구단 입장에서 빠르게 대처했다"고 설명했다.
수원의 2019년은 새 그림을 그려야 하는 입장이다. 새 단장과 새 감독과 함께 하는 만큼 지난해와 달라진 모습으로 반전을 일궈야 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따라서 악재를 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택한 것은 옳은 선택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악재를 넘긴 수원 구단에게는 이적 시장에서 후속적인 움직임도 필수로 보여줘야만 한다. 수원은 지난 시즌 뛰었던 미드필더 중 박종우-조원희-조지훈-김은선이 이탈했다. 다른 포지션에서도 곽광선-신화용-김종민이 팀을 떠났다.
아직 수원의 영입은 중앙 수비수 고명석과 골키퍼 김다솔에 그쳤다. 모두 필요한 포지션에서 유능한 자원을 데려온 것이지만 팬들의 기대치에는 못 미친다. 새 그림을 그리려면 큰 바탕이 있어야만 한다. 수원이란 이름에 어울리는 모습을 이적 시장서 보여줘야만 한다.
지난 2018년 수원은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과 FA컵 4강에서 모두 고배를 맛봤다. 준수한 성적이었지만, 수원 팬들은 여전히 우승 트로피에 목이 말라있다. 수원이 마지막으로 리그에 우승한지도 무려 11년이 지났다.
눈 오는 그날만 꿈꾸며 버티기는 너무 시간이 흘렀다. 수원이 2019년에 내건 기치는 '명가 재건'이다. 시작은 좋았다. 악재를 피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정면 돌파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이제 적절한 보강이 이어져야지 다시 팬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다.
'축구 수도'를 자처하는 도시가 수원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 수원의 평균 관중은 6709명에 그쳤다. 기대 이하이 투자와 성적이 지친 팬들은 빅버드를 외면하고 있다. 수원은 수원다워야 한다. 다시 한 번 빅버드가 다시 파란 물결로 가득찰 수 있을지 주목된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