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디자이너, 쇼 디렉터, 영화 의상 감독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한 하용수가 오늘(5일) 우리 곁을 떠났다. 지난해 스크린에 무려 23년 만에 복귀해 화제가 됐던 터라 더욱 안타까운 소식이다.
하용수는 간암으로 투병하던 중 병세를 이기지 못해 5일 새벽 별세했다. 하용수는 지난 1969년 TBC 공채 탤런트 7기 출신으로 연예계에 데뷔해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여왔다.
가장 두드러진 행보를 보인 것은 역시 패션 쪽이다. 그는 지난 제3회 춘사영화예술상 의상상, 1992년 제30회 대종상 영화제 의상상을 수상하며 영화 의상으로 인정을 받았다.


연예기획자로도 활동한 경력도 있다. 이정재, 최민수 등을 발굴한 심미안을 갖고 있던 것. 배수빈을 발굴한 이도 바로 하용수다. 배수빈은 디자이너 하용수의 모델로 활동하던 중 왕가위 감독의 눈에 띄어 2002년 중국 베이징 영화학교에서 수학하던 중 오디션을 통해 CCTV 30부작 드라마 ‘기억의 증명’에 캐스팅됐다.
지난해에는 영화 ‘천화’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천화’는 한 치매노인(하용수)의 인생을 바라보는 한 여인(이일화)과 그녀의 곁에 선 한 남자(양동근)의 관계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 우여곡절 많은 치매노인으로 또 한 번 파격변신을 시도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그에게는 특히나 1994년 ‘게임의 법칙’ 이후 23년 만의 스크린 복귀라 큰 의미가 있었다.
스스로 배우이자 디자이너였고, 누군가에게는 연예계에 발을 디딜 수 있게 발굴해준 은인이기도 하다. 이처럼 다방면으로 활약한 만능 엔터테이너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던 하용수의 별세 소식은 많은 이들에게 슬픔이 되고 있다. 그를 추억하는 이들로 하여금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OSEN DB, '천화'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