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디자이너·스타메이커...故하용수, 도전 멈추지 않은 영화같은 삶 [Oh!쎈 이슈]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9.01.05 16: 47

배우 겸 패션 디자이너 하용수(본명 박순식)가 암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하용수는 5일 이른 오전 경기도 양주의 한 요양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69세. 
하용수는 간암, 담도암으로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지난해 12월부터 요양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아왔다. 최근 갑작스럽게 병세가 악화된 하용수는 지난 주부터 위독한 상태로 병세와 싸워오다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하용수의 삶은 그야말로 한 편의 영화와도 같았다. 한양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고인은 공채 탤런트로 전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연기를 시작하게 됐고, 배우로 이름을 떨쳤다. 이후에는 패션계에 입문, 디자이너와 의상 감독으로 자신의 재능을 발휘했다. 이후에는 연예 기획자로 변신, 현재까지도 대한민국 연예계를 이끌고 있는 수많은 스타들을 탄생시켰다. 영역을 가리지 않고 재능을 떨친 하용수, 그야말로 불꽃같던 삶이었다. 
하용수는 1969년 TBC 공채 탤런트 7기로 데뷔했다. 이후 '혈류', '깊은 사이', '별들의 고향', '남사당', '종점', '물보라'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1970년대부터는 패션계에서 이름을 날렸다. 의류업체 베이직을 세운 고인은 닉스, 클럽 모나코 등 다양한 브랜드를 론칭해 성공가도를 달렸다.
디자이너로 성공한 뒤에는 영화 의상 감독으로 변신해 '겨울 나그네', '사의 찬미', '불새', '가슴 달린 남자', '박대박' 등의 의상을 담당했다. 뛰어난 감각으로 영화의 비주얼을 담당한 그는 지난 1992년 제30회 대종상 영화제로 '사의 찬미'로 의상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하용수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1990년대에는 연예기획자로 변신했다. 하용수는 최민수, 이정재, 손창민, 오연수, 이미숙 등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들을 스타로 키웠다. 하용수가 직접 발굴, 스타덤에 올린 배우들은 '하용수 사단'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최근까지도 하용수는 뜨거운 열정을 불태웠다. 지난해에는 영화 '천화'(하민호 감독)로 '게임의 법칙' 이후 2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극 중에서 우여곡절 많은 치매 노인 역을 맡은 하용수는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은 선 굵은 연기력으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뜨거웠던 삶을 뒤로 하고 세상을 떠난 고인과의 작별에 지인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지인은 "오늘 큰 형님이 모든 그리움을 뒤로 하고 매정하게 하늘 나라로 가셨습니다. 모진 세상 신명나게 잘 놀다가 가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그 누구도 형님처럼 재미지게 세상을 놀다가신 분도 없을 겁니다"라며 "형님 저 높은 곳에서 편안하시길 바라봅니다"라고 추모했다. 또 다른 지인 역시 "마지막까지도 멋짐을 잃지 않으셨던 선생님. 선생님께 받았던 사랑 영원히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라고 하용수와의 이별을 슬퍼했다. 
한편 하용수의 빈소는 서울 순천향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다. 순천향대학교병원 측은 5일 OSEN에 "내일(6일)부터 조문객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mari@osen.co.kr
[사진] OSEN DB, '천화' 스틸컷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