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최대의 과제를 안고 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NC 다이노스로 떠난 포수 양의지의 공백을 채워야 한다.
일단 두산은 내부 육성으로 양의지의 빈 자리를 빈틈없이 채운다는 계획. 대체 자원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동안 백업 자리를 맡아왔던 박세혁이 양의지의 유력한 대체 자원이다. 박세혁에게 데뷔 이후 처음으로 풀타임 시즌을 치를 기회가 찾아왔다. 그동안 백업포수로 나서면서 안정된 수비력과 준수한 타격 능력을 선보이며 ‘포스트 양의지’로 불렸기에 두산은 양의지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물론 ‘아직 풀타임 시즌을 한 번도 치러보지 않았다’는 전제가 붙는다. 공수, 투타 모든 면에서 지대한 영향을 끼친 양의지의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다. 양의지의 그림자를 지우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박세혁은 이러한 평가들을 뒤짚기 위해 비시즌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여느 선수들과 같이 해외로 훈련을 떠난 상태. 하지만 훈련 파트너가 이색적이다. 바로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살아있는 전설’ 아베 신노스케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는 6일, “지난 5일부터 아베가 괌에서 자율 훈련을 시작했다. 올해 포수로 복귀하는 아베는 두산의 박세혁, 2017년 아시아 여자야구 선수권 대표팀이었던 가네미츠 리리나와 함께 ‘한일 혼성 포수 트레이닝’을 실현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훈련 첫 날 기본적인 포수 연습과 2루 송구, 등 3시간 가량 훈련에 임했다”고 전했다. 2명의 후배들에게 지시를 내리면서도 적극적으로 움직인 아베는 “좀처럼 이런 기회는 없다. 나 자신도 노력하려고 한다”며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제대로 연습하고 싶다”며 “시즌 동안 이런 일은 할 수 없다. 서로 좋은 자극이 됐으면 좋겠다. 모두 좋은 성적을 남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전했다.
‘닛칸 스포츠’는 또한 “박세혁이 ‘최고!’라고 엄지를 세우며 아베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두산 조인성 배터리 코치는 지난 2017년 말, 두산 코치 부임을 앞두고 아베 신노스케를 만나 포수 부문에 지식들을 공유한 바 있다. 이러한 인연들이 박세혁에게도 닿은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일단 양의지가 빈자리가 큰 것은 사실이다. 그림자도 짙다. 하지만 박세혁에게는 올해가 가치를 재평가 받을 수 있는 원년이다. 스스로 풀타임 시즌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리며 양의지의 공백은 없다고 알릴 수 있는 기회다. 과연 박세혁은 아베와의 포수 합동 훈련을 시작으로 양의지 그림자 지우기의 첫 발을 내딛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