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 테마] 찬바람 맞는 FA 미아들, NPB식 등급제 적용한다면?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9.01.08 16: 19

KBO리그도 NPB식 FA 등급제를 적용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FA 시장에 찬바람이 쌩쌩 불고있다. 두산에서 NC로 이적한 포수 양의지, SK에 잔류한 최정과 이재원, NC에 잔류한 모창민을 제외하고 11명의 FA 선수들이 아직도 재계약을 못하고 있다. 모창민이 처음으로 계약했고 양의지가 125억 원의 대박을 터트리며 화려한 조명을 받았으나 이후 감감 무소식이다. 
김민성, 이보근(이상 넥센), 이용규, 최진행, 송광민(이상 한화), 윤성환, 김상수(이상 삼성), 금민철, 박경수(이상 KT), 노경은(롯데), 박용택(LG)이 남아있다. 생애 LG를 선택한 박용택은 구단과 상호 신뢰 아래 협상을 마칠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선수들은 말 그대로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모기업의 경영 실적이 여의치 않아 많은 돈을 쓰기 어려운데다 FA 성공률이 낮은 점이 유례없는 찬바람의 이유로 꼽힌다. 여기에 높은 보상 기준이라는 커다란 걸림돌도 활발한 FA 이적을 가로막고 있다. 그래서 일본프로야구(NPB)의 FA 등급제를 참고하자는 목소리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일본은 FA 선수들에게 A등급, B등급, C등급을 매기고 있다. 기준은 원 소속구단에서 연봉 순위이다. A등급은 1~3위, B등급은 4~10위, C등급은 11위 이하이다. 보상 범위도 각각 다르다. A등급은 선수 1명+전년도 연봉의 50%, 보상선수를 원하지 않으면 전년도 연봉 80%,  B등급은 선수 1명+전년도 연봉 40%, 전년도 연봉 60%(보상선수 원하지 않을 경우)이다. C등급은 인적보상과 금전보상이 아예 없다. 
현재 KBO FA 선수들에게 적용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한화에서 FA를 선언한 송광민은 2018시즌 연봉 2억4000만 원을 받았다. 팀내에서 12위였다. 역시 FA 자격을 얻은 최진행은 1억9000만 원을 받아 16위이다. 두 선수 NPB식 등급제를 적용하면 C등급이다. 금전보상과 인적보상이 없다. 당연히 다른 팀들이 관심이 있다면 이적이 훨씬 쉬워진다. 미아가 발생할 확률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현재 KBO리그의 FA 보상규정은 대단히 엄혹한 수준이다. FA 선수를 영입하면 무조건 인적보상을 해야한다. FA 영입 구단은 해당 선수의 전년도 연봉의 200%+20명의 보호선수 이외의 1명을 원 소속구단에 보상한다. 원 소속구단이 선수 보상을 원치 않을 경우에는 전년도 연봉의 300%를 보상한다. 
보상 금액도 NPB에 비해 높다. 인적보상이 없을 경우 NPB리그는 전년도 연봉 80%만 주지만 KBO리그는 300%를 주어야 한다. 보호선수 규모도 NPB리그는 28명으로 KBO리그(20명)에 비해 유연하다. 사실상 양의지 같은 특급 선수 아니면  다른 팀으로 FA 이적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FA 선수들의 활발한 이적을 막는 족쇄가 현재 KBO의 FA 보상규정이다. 선수협회가 눈여겨볼 대목이 아닌가 싶다.  /sunny@osen.co.kr
[사진] 송광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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