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아인이 데뷔 17년차를 맞이한 가운데, 배우로서가 아닌 인간 엄홍식으로서의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KBS 1TV ‘도올아인 오방간다’에서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서로 나눴다.
이날 도올은 유아인이 뉴욕타임스 기사에 길려 세계적으로 주목하고 있음을 언급하며 그를 칭찬했다. 특히 "뉴욕타임스 기사를 보면 이러한 인물이 있다는게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사람을 못 봤는데"라며 뿌듯해한 것.

유아인은 이처럼 연기로 관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국내외에서 인정을 받고 있는 톱스타 중 하나다. 그러나 이같은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유아인은 "작품으로 영광을 얻는 건 염치가 없다. 작품을 통해서 우리 삶을 돌아보고 싶고 여러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우리가 처한 상황이어디서 비롯하는가 어떻게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가, 이야기를 나누는게 이런 기사보다 이 시간이 훨씬 더 영광이다"고 밝혔다.
이는 유아인이 최근 직면한 문제와 맞닿아 있었다. 그는 과거 데뷔작인 '반올림' 시절의 사진을 보고 당시의 이야기를 꺼냈다. 유아인은 "저때는 잘 나가고 싶고 열등감도 많고 내가 되지 않으면 존중 받지 못하는 존재인 것 같았다. 발견되고 싶고 누군가에게 주목을 받고 싶고 그걸로 내 자신감을 갖고 싶다고 생각했다. 엄홍식이 본명인데 인간 엄홍식은 뭘까. 누가 채찍질하지 않는데 스스로 채찍질했다. 돌이켜보면 내가 주체적이었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생각했다"며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최근 엄마와 전화통화를 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유아인은 "자식들이 그러지 않나. 지 좋을 때는 외면하다가 안 좋은 순간 되니까 엄마가 찾아지더라. 그때 엄마에게 전화를 드리고 고민도 이야기하기 전에 눈물이 떨어지더라. 사람들이 나한테 대단하다고 하는데 삶이라는 인생을 창조해나가는 것도 버거운, 대구에서 서울로 상경한 시절과 다르지 않은 제 마음을 발견했다"며 당시 치열했던 내면의 고민을 털어놨다.
그런 유아인에게 엄마가 해준 말을 딱 하나였다. "홍식아 애쓰지마. 네가 뭘 해서 특별한 게 아니야. 너는 그냥 특별한 존재야. 특별한 내 아들이야." 유아인은 "그건 아들만의 문제가 아닐 거다. 우리 모두가 다 다른 것 같지만 누군가의 귀한 아들, 귀한 딸이지 않나. 그때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것이 아닌 옷을 입겠다고 살아갈 것인가, 나다운 가치를 추구하면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나도 그 가치가 뭔지 모르지만 주변과 공감을 나누고, 나를 둘러싼 사회와 함께 만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이를 통해 '도올아인 오방간다'를 하는 이유를 전했다.
유아인이 도올과 함께 데뷔 첫 버라이어티 쇼에 나서 관객들을 매주 만나고, 이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는 열린 장을 만든 이유는 모두 나 자신을 찾고, 나를 둘러싼 사회를 보다 더 좋게 만들고자 하는 진심 때문이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도올아인 오방간다’ 캡처.
[사진] ‘도올아인 오방간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