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과 도올 김용옥이 함께 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다양한 연령층의 이야기와 입장을 듣고 서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 이 색다른 조합 덕분에 우리 삶에 대한 질문들에 대한 대화를 폭넓게 해보게 된다.
지난 12일 오후 방송된 KBS 1TV ‘도올아인 오방간다’에서는 불평등한 사회를 사는 젊은이들의 고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아인은 “그당시와 같은 신분사회는 아니지만 돈, 역할, 자리가 만든 신분사회도 있다. 조금 더 괴물 같은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는 않나 생각도 드는 바다. 갑을 관계가 시사하는 바도 많지만 어떤 면에서도 갑질하지 않아도 높은 사람에게 나를 너무 낮춘다. 대게 목소리를 높이면 ‘어린놈이’ 하는 경우도 많다. 여러분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싶다”며 토크를 이끌었다.

한 방청객은 “디자인 회사를 다녔는데 고졸이라는 이유만으로 제 이름이 아닌 상사 이름으로 올라가고 상사 이름으로 당선이 됐다”고 전했다. 이에 유아인은 “이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짚어내기는 힘든 부분이 있지만 슬퍼서 울고 싶다. 어려운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하다”며 함께 슬퍼했다.
또 다른 방청객은 직장에서 보장된 휴가 등을 쓸 때 눈치가 보인다는 이야기를 전했고, 유아인은 “인간으로서 권리, 직업인으로서 권리를 제대로 찾기 어렵다. 어색하지 않고 유난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추구하는 사회, 눈총 보내지 않고 모두가 당당한 사회를 모두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믿는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도올은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개벽 의지가 부족하다. 사실 불평등하지 않다. 옛날에 비하면 이렇게 평등한 사회가 없다. 불평등은 사실 딱 하나다. 경제적 불평등이다. 우리사회의 경제적 양극화 현상에 젊은이들이 신음하고 있는 거다”며 영화 '버닝' 속 캐릭터처럼 평생 번 돈으로 아프리카 여행을 다니는 것이 아니라 각성을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이에 유아인은 “소확행이라는 말도 있지 않나”라며 “틀림없이 공감은 되는데 보다 인간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고 싶지만 방법을 못 찾고 있는 것이 아닌가. 모두가 추구하는 삶을 나 혼자 등지기도 힘들다. 만족에 대한 즐거움, 인터넷, 게임 저마다 취미 생활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계속 일을 해야 살아지고, 일년에 두 번 휴가 받아서 나를 잊어버리고 조금 편안한 곳에 잠시만이라도 쉬고 싶다, 나의 만족을 조금이나마 가져가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처럼 유아인과 도올은 끝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게끔 도왔다. 특히 유아인은 젊은이들을 대변해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고, 도올 역시 그런 유아인의 생각을 존중하며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서 듣고 반대 의견이 있다면 제시하고, 그러면서 더 좋은 생각을 도출해내는 토론 능력. 이것이 바로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다. / besodam@osen.co.kr
[사진] ‘도올아인 오방간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