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아와 이태란이 각기 다른 모성애와 사이다 활약으로 ‘SKY 캐슬’에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 16회는 전국 유료가구 19.2%, 수도권 21.0% (닐슨코리아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SKY 캐슬'은 허를 찌르는 전개, 긴장감 높이는 연출, 배우들의 호연 등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 그 중 윤세아와 이태란은 남다른 모성애 연기로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먼저 윤세아는 지난주 ‘SKY 캐슬’에서 가슴을 파고드는 오열, 분노 연기로 찬사를 받았다. 통탄과 회한의 눈물, 부모의 그릇된 욕심에 희생당한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 등 오랫동안 담아온 감정을 한 번에 터뜨린 장면이었다. 엄마의 마음을 실감 나게 표현한 윤세아의 연기는 시청자들의 눈시울까지 뜨겁게 만들었다.
그런 가운데 지난 12일 방송된 16회에서 노승혜(윤세아)는 차서준(김동희), 차기준(조병규)과 합세해 차민혁(김병철)을 집 밖으로 내쫓는 장면이 그려져 웃음을 유발했다. 친구 우주(찬희)가 억울하게 살인 용의자로 체포된 상황에서 민혁이 등급을 올릴 기회라며 공부를 강요하자 기준이 피라미드를 박살 내는 등 분노를 터트린 것. 손찌검하려는 민혁을 붙잡은 두 아들은 엄마 승혜의 결정적인 한마디에 아버지를 끌고 나갔다. 승혜는 내심 걱정하는 쌍둥이들에게 “이렇게 추운 날 아빠를 밖으로 모신 건, 찬바람을 쐬면 아빠가 정신을 좀 차리지 않을까 싶어서야. 엄마가 알아서 치울 테니까 걱정 말고 올라가”라며 미소로 안심시켰다.

큰딸 박유나의 사건 이후로 한층 단단해진 윤세아의 모습은 유쾌하고 통쾌한 대리만족을 느끼게 하며, 자식을 지키기 위한 엄마의 용기 있는 행보를 기대케 했다. 반면 많은 것을 느낀 승혜와 달리 민혁은 여전히 제자리였다. 민혁은 세리(박유나)가 혜나와 싸웠다는 이야길 듣고 불같이 화냈다. 형편없는 학력과 거짓 이력 때문에 의심의 여지 없이 범인으로 지목될 거라는 것. 계속 세리를 구박하자 승혜는 “우리 세리는 클럽 MD예요! 기획, 마케팅, 고객 유치까지 다 하는 프로페셔널!”이라고 강조하며 딸의 편에 섰다.
승혜는 치영(최원영)의 도움 요청을 외면하는 것도 모자라, 자식의 성적을 향한 욕망을 멈추지 않는 민혁의 이기적인 행동에 제대로 정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이는 극의 흐름에 따라 비치는 윤세아의 표정과 행동에서 드러났다. 한 걸음 뒤 물러서서 김병철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지켜보던 윤세아의 모습에서는 변화에 대한 일말의 희망이 느껴졌다. 그러나 실망과 분노에 표정은 점차 일그러져 갔고 아이들 앞에서 남편을 내쫓는 선택을 했다.
윤세아는 애틋한 모성애와 사랑스러움으로 안방에 힐링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만큼 시청자들의 염원이 노승혜의 이혼을 향하고 있다. ‘SKY 캐슬’에서 더 이상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른들은 아이들의 진정한 행복을 위한 선택을 해야만 한다. 앞으로 종영까지 4회가 남은 가운데 과연 윤세아는 어떤 결단을 내릴지 기대가 쏠리고 있다.

이태란 역시 절망과 분노, 애처로움을 넘나드는 열연을 펼쳤다. 이수임은 잘못된 입시 문화로 인해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로하고 극의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역할로, 살인이라는 누명을 쓴 아들을 구하려는 어머니의 시시때때로 변하는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리며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시켰다.
수임은 우주(찬희 분)가 혜나(김보라 분)의 살인 용의자로 체포되자 격렬하게 항의하며 아들의 결백을 절실히 주장했다. 이어, 사건 현장에 방문한 수임은 혜나가 추락한 장소를 바라보며 충격과 절망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으로 아들의 결백을 바라는 어머니의 애틋한 마음을 느끼게 했다.
진진희(오나라 분)의 말실수로 인해 혜나와 예서(김혜윤 분)가 다퉜다는 사실을 안 수임은 이 일의 배후에 서진(염정아 분)이 있다고 생각했고, 서진의 멱살을 잡아 “천벌을 받을 년, 불쌍한 앨 죽여 놓고 내 아들한테 뒤집어 씌워?”라며 분노를 표출하는 등 사건의 진상을 밝히겠다는 곧은 의지를 드러냈다.

경찰 앞에서는 절실하게 아들을 변호하고, 단서를 얻기 위해 오나라(진진희 역)에게 절실한 눈물로 호소했다. 반면 우주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범인으로 의심하고 있는 염정아(한서진 역)에게는 울분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감정을 터뜨리며 아들을 구해내기 위한 어머니의 처절한 마음을 고스란히 느끼게 했다.
또한 김주영(김서형 분)을 의심하고 있던 수임은 혜나의 앵무새 열쇠고리를 통해 주영과 혜나가 만났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주영과 팽팽한 대립을 예고한 수임이다. 이태란은 그동안 감정 표현을 자제하고 이성적인 모습으로 이수임을 그려왔다면, 아들의 위기로 인해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 처절함만이 남은 수임의 심경을 생동감 있게 그리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parkjy@osen.co.kr
[사진] ‘SKY 캐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