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이 참 빨리 지나갔다”.
지난 11일 서산 전용훈련장을 찾아 2019 신인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본 한용덕 한화 감독은 1년 전을 떠올렸다. 지난해 이맘때 서산에서 방출 선수 위주로 트라이아웃까지 할 정도로 한화의 선수 자원이 척박했다. 고향팀 감독으로 부임했지만 기쁨은 잠시, 막막함에 밤 잠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한용덕 감독은 지난해 기적을 썼다. 젊은 선수들을 적극 발굴, 기용하며 경쟁을 유도했다. 베테랑 선수들도 긴장의 끈을 풀 수 없었다. 불펜 중심으로 투수진을 세웠고, 과감한 주루 플레이와 견고한 수비로 팀컬러를 바꿨다. 10년 암흑기를 끝내고 11년 만에 한화를 가을야구에 진출시키는 ‘기적’을 썼다.

그러나 1년 만에 다시 찾은 서산에서 한 감독은 현실을 마주했다. 겨우내 한화는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었다. 잠재력 높은 신인들이 합류했지만 어디까지나 신인이다. 한 감독 스스로 외부 FA 영입을 단념했고,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바꾸는 도박을 했다. 다시 한 번 도전을 선언했지만 곳곳이 미지수, 물음표로 가득한 상황이다.
한 감독은 “내부 자원으로 전력을 만들어내야 한다. 신인들도 기대가 크지만 미지수로 봐야 한다. 군제대 자원들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장운호를 기대했는데 햄스트링을 다쳐 재활 중이다. 캠프에 데려가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팀들은 군제대 선수들이 즉시 전력으로 활용되지만 한화는 그렇지 않다. 냉정하게 올 시즌 전력이 강하지 않다.
대부분 프로 감독들이 그렇듯 밤 잠 이루지 못하는 번민의 나날이 찾아왔다. 한 감독은 “요즘 잠을 설친다. 잘 자다가도 (야구) 생각이 나면 정신이 바짝 든다. 그러면 밤에 잠이 안 온다. 작년에도 그랬는데 올해도 시작됐다”며 웃어보였다. 지난해 기적의 여운이 남아있을 법도 하지만 이제는 현실을 마주했다.
한 감독은 “작년 이맘때 서산에서 선수들을 본 것이 엊그제 같은데 1년이 참 빨리 지나갔다”며 “결국은 도전이다. 하나하나씩 만들어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 투수 박상원, 김범수, 김민우, 서균, 포수 지성준, 내야수 정은원, 외야수 장진혁 등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을 본 만큼 올해는 더욱 힘을 받는다.
이달 말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인원도 거의 확정했다. 한 감독은 “작년에는 나도, 코치님들도 부임 첫 해라 선수 파악에 시간이 걸렸다. 1년간 선수들을 쭉 지켜본 만큼 올해는 캠프 명단 결정이 빨라졌다. 1~2명 빼놓고는 거의 정해졌다”며 “가능성 있는 신인들에게 기회가 많이 갈 것이다”고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