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드래프트, 과연 아마야구를 죽이는 걸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9.01.15 06: 05

 10개 구단 단장들의 모임인 실행위원회에서 다룰 의제 중 최대 관심사는 신인 선발 제도 변경안이다. 현행 1차 지명 제도를 유지하느냐, 전면 드래트프를 재도입하느냐를 두고 논의할 예정이다.   
KBO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동안 전면 드래프트를 실시한 적이 있다. 그러나 2014년부터 다시 1차 지명제도가 부활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차 지명이 부활된 이유로 전면 드래프트 제도로 바뀌면서 구단들의 아마야구 투자가 줄어들었고, 아마추어 선수들의 해외 진출로 유망주 유출을 언급해왔다. 전면 드래프트가 다시 도입되면 아마 야구가 직격탄을 맞을까. 

먼저 아마야구 지원. 전면 드래프트가 실시되더라도 아마 야구 지원에 최소한의 안전 장치가 가능하다.  지금도 매년 스포츠토토 지원금(약 50~60억)은 유소년 발전에만 지원할 수 있다. 야구 발전이라는 대의 아래 10개 구단이 지역내 아마 야구에 매년 일정액 이상을 지원하도록 의무 조항을 만들 수도 있다. 현재 일부 지방 구단은 수도권 구단보다 아마 야구 지원에 더 적극적이다. 또 KBO가 모아 놓은 아마야구 발전기금에서 일정 규모를 추가 지원할 수도 있다.
서울 지역의 고교에 유망주들이 넘치는 이유가 두산, LG, 넥센이 타 구단에 비해 엄청난 지원을 하기 때문이 아니다. 중학교 때부터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유망주들이 많고, 인프라 자체가 좋아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배출된다. 이정후(넥센)도 중3 때 광주에서 서울로 전학했다. 
이전 전면 드래프트 기간에 유망주들의 해외 진출을 걱정했다. 1차 지명이 없어지면서 8~9월에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유망주들이 해외 구단과 계약을 맺었다. 2009년 고교 3학년이던 신진호(현 NC), 김동엽(현 삼성), 김선기(현 넥센), 이지모(전 두산), 남태혁(현 KT), 나경민(현 롯데) 등이 앞다퉈 미국으로 건너갔다. 
당시 해외 진출 붐이 일었지만, 대부분 40~50만 달러 계약금을 받는데 그쳤다. 무모한 도전이었다. 당시 미국행에 도전했던 유망주 중에서 지금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는 최지만(탬파베이) 한 명, 모두 KBO리그로 유턴했다.
그리고 2010년 이후로는 해외 진출 선수가 손에 꼽을 정도다. 2010년 김진영(현 한화), 2011년 김성민(현 넥센), 2014년 박효준(뉴욕 양키스), 2015년 권광민(질롱 코리아), 2017년 배지환(피츠버그) 정도다. 학부모들과 고교 선수들은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고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해외 진출보다는 KBO리그에서 출발을 선호했다. 
A단장은 “해외 구단이 먼저 계약을 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전면 드래프트를 하더라도 1라운드 지명은 지금 1차 지명처럼 6월에 미리 하는 방법도 있다. 1라운드는 먼저 찍고, 9월에 2라운드 이하 드래프트를 진행하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의 고교와 부산, 광주를 제외한 지방 고교는 숫자, 인원에서 큰 차이가 난다. 지역 연고에서 1차 지명을 뽑는 것은 현재 상황에는 ‘불공정한 경쟁’이다. 드래프트 본연의 의미는 전력 평준화를 위해 최하위 성적 구단이 가장 기대되는 유망주를 뽑아가는 것이다.  이전에 전면 드래프트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문제를 해결할 방안도 있다. 슬기로운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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